"비판 언론 협박 장면, 조폭 느와르 영화와 겹쳐"
'입틀막' 이어 회칼 테러 협박, 민주주의 뿌리째 흔들려
90개 시민‧언론‧노동‧사회단체 긴급기자회견
'윤 대통령 황상무 수석 해임, 국민 사죄' 요구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1월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회견문을 통해 "어제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 수석의 입에서 듣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허벅지에 칼 두 방'을 운운하며 특정 언론사를 대놓고 협박하는 망발이 나왔다"고 질타했다.
이 사무처장은 "황 수석은 1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MBC'를 지목해 1988년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군 정보사 군인들이 한 기자에게 자행한 회칼 테러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국민의 안전과 공공복리를 도모하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어떠한 이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협박과 보복을 서슴지 않는 조폭집단을 연상시킨다"고 맹폭했다.
그는 "며칠 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 채상병 사건 조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장관을 호주 대사로 발령한 후 벌어진 언론의 비판과 논란에 '공수처와 야당‧좌파 언론이 결탁한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의혹의 꼭지점에 있는 사안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자, 황 수석이 행동대장을 자처하며 '칼 몇 방 맞을 각오하라'며 비판 언론을 협박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한 조폭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과 정확히 겹친다"고 꼬집었다.
MBC는 최근 단독 보도를 통해 신임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과 입국 과정을 밀착 취재해 보도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아시아의 민주주의 모범국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언론표현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윤석열 정권 2년 만에 여기까지 와 버렸다"고 탄식했다.
이어 "공영방송과 공적 규제기구는 대통령과 사적 인연으로 얽힌 끄나풀들이 장악하고, 생명과 존중을 말하는 시민들의 입은 권력에 의해 틀어 막히고, 모든 언론은 망나니 칼 부리듯 하는 방송심의로 때려잡고, 급기야 마음에 안 드는 언론과 언론인에게는 대통령의 비서가 테러 협박을 공공연히 일삼는 나라가 돼 버렸다"며 "우리는 이를 '독재'라 부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제사회 인식도 다르지 않다며 "최근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규정했다"고 소개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입틀막'도 모자라 회칼 테러 협박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기본권을 압살하려는 언론탄압과 방송장악을 포기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황상무 수석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언론장악저지 공동행동 주최로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긴급기자회견에서 '황상무 수석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도 일제히 황상무 수석의 회칼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사정권 회칼테러'를 언급하며 MBC를 협박한 황 수석을 당장 해임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날을 세웠다.
녹색정의당 역시 "대통령실의 언론에 대한 명백한 살해협박"이라며 황 수석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면서 "누구한테도 함부로 못 할 '칼 찌르겠다'는 말을 대통령실 수석이 기자한테 하다니, 제정신인가 싶다. '농담이었다'는 한마디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 입맛에 안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입니까?"라며 "황수석 본인도 언론인 출신인데, 그 말이 위협으로 들릴지를 판단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상무 수석은 즉각 사표 쓰십시오. 대통령이 과도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이념의 투사가 되려는 상황에서 참모라도 대통령을 균형점으로 오도록 끌어 당겨야 하는데, 대통령과 참모가 손에 손잡고 오른쪽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MBC 뉴스테스크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자신의 군 시절 이야기를 꺼냈으며, 'MBC는 잘 들으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를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삼익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사정권 회칼테러'를 언급하며 MBC를 협박한 황 수석을 당장 해임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날을 세웠다.
녹색정의당 역시 "대통령실의 언론에 대한 명백한 살해협박"이라며 황 수석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면서 "누구한테도 함부로 못 할 '칼 찌르겠다'는 말을 대통령실 수석이 기자한테 하다니, 제정신인가 싶다. '농담이었다'는 한마디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권 입맛에 안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입니까?"라며 "황수석 본인도 언론인 출신인데, 그 말이 위협으로 들릴지를 판단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상무 수석은 즉각 사표 쓰십시오. 대통령이 과도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이념의 투사가 되려는 상황에서 참모라도 대통령을 균형점으로 오도록 끌어 당겨야 하는데, 대통령과 참모가 손에 손잡고 오른쪽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MBC 뉴스테스크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 현안에 대해 대화를 하다가 자신의 군 시절 이야기를 꺼냈으며, 'MBC는 잘 들으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를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삼익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1988년 8월 당시 중앙경제신문(나중에 중앙일보로 통합)의 오홍근 사회부장이 자신의 집 앞에서 괴한들로부터 습격을 당한 일로, 오 기자는 회칼을 사용한 공격에 허벅지가 깊이 4㎝, 길이 30㎝ 이상 찢길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괴한들은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로, 군을 비판하는 오 기자의 칼럼에 불만을 품은 상관들의 명령을 받고 테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 수석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웃으며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이날 언론 시민단체의 '해임요구'와 MBC에 대한 '언론 탄압이라는 지적'에 대해 황 수석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와 연락을 취했으나, 황 수석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황상무 수석은 KBS 기자 출신으로, 9시 뉴스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임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