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종섭 출국 '범인 도피 혐의'…尹대통령, 외교·법무장관 공수처 고발

"수사 외압 사건 핵심 피의자 출국 근거 부여…직무권한 부여 목적에 정면으로 반해"

"범인도피 죄책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철저한 수사 필요"

국힘 "이종섭 억지 도피 프레임 씌워 선거에 악용…공수처, 의도적 수사 기밀 유출"

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김승원 당 법률위원장 등은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공수처를 찾아 윤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그리고 성명불상의 대통령실·외교부·국방부 소속 공무원을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수처가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의 행위의 위법성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수처는 이종섭 현 호주 대사, 전 국방부 장관을 2023년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4년 1월에는 출국금지를 신청해 적용하는 등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었다"며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발인 윤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했고, 피고발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종섭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하여 해외로의 출국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의 대사 임명 행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외교업무에 종사할 공직자를 임명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외교 능력 등을 고려하여 임명권을 행사해야 함에도,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하여 출국의 근거를 부여한 것은 직무권한을 부여한 목적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과 외무부 장관이 이종섭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한 후 법무부 장관의 출국금지 조치 해제를 통해 직접적으로 출국이 진행되었다"며 "이에 따라 범인도피의 죄책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더해 "위의 과정에서 성명불상의 대통령실·외교부·국방부 소속의 공무원들이 가담하였다면 이 역시 철저한 수사로 그 죄책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與 "이종섭 억지 도피 프레임 씌워 선거에 악용…공수처, 의도적 수사 기밀 유출"

국민의힘은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해 야당이 억지 도피 프레임을 씌워서 선거에 악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사를 진행하는 공수처를 향해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장관의 발령은 방산 등 국익을 위해 공관장의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이뤄진 일"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선거 표만 생각하고 계속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선거에 유리하면 나라 위상도 국익도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했다.

또 "수사기관만이 알 수 있는 통화 내역과 출금 사실 등이 언론에 유출돼 특정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야당이 이를 받아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있어온 여론 조작의 과정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수사 기밀을 흘리고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선거 개입"이라며 "이 문제는 반드시 진상이 규명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서 이 전 장관 본인이 언제든지 출석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의힘은 반드시 이 약속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고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일정이고 4·10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의심된다며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