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김봉현 "난 피해자…4년 전 옥중편지, 민주당 정치공작"

'라임 펀드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징역 3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020년 10월 자신의 옥중편지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작'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을 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A4용지 11장 분량의 자필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은 서신에서 "나는 민주당의 정치공작으로 큰 피해를 본 장본인"이라며 라임 사태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20년 5월 민주당 측 인사인 변호사 이모씨가 자신을 매일 찾아와 '검찰을 믿지 말고 민주당 편에서 검찰을 공격하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주겠다'고 설득했다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의 거듭된 정치 공작에 걸려들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검사들을 공격했다"며 "(민주당 측이)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검사 술 접대' 의혹을 담은 옥중입장문을 작성했고, 이 변호사가 청와대와 민주당 관계자 등과 접촉해 폭로 시기를 협의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변호사가 사전 접촉한 인물은 손혜원 전 의원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그해 10월 입장문이 언론에 공개된 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박은정 전 부장검사가 구치소를 찾아와 "(당신은) 대한민국 검찰개혁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고, "법무부 감찰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했다"며 "내가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로 감찰 내용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찰 이후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라임 사건과 윤 총장 가족 모든 사건의 수사 지휘가 정지됐고, 윤 총장 가족을 향한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협조한 대가로 본인의 보석 석방을 위한 청탁성 입법이 추진됐다고도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 등 12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은 2021년 7월 공소가 제기돼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에 대해 새로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런 움직임이 자신의 보석을 가능케 했다는 취지다.

김 전 회장은 "이씨가 법무부 황희석 인권국장과 함께 조국 당시 장관을 만났고, 조 장관이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연락해 법안 발의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초 검찰수사에 원칙대로 적극 협조해 정상적으로 양형 참작이 돼 징역 7~8년을 선고받았다면 가석방도 기대할 수 있었다"며 "민주당의 정치공작으로 검찰의 '공공의 적'이 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도주했다가 체포되는 등 괘씸죄가 추가돼 예상 형량의 4배가 넘는 30년이 선고됐다"고 토로했다.

서신에 등장하는 이 변호사는 이날 언론에 제공한 입장문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작년 2월 15일부터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 있었지만 다 기각된 사안을 1년이 지나서 갑자기 주장하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발표하고 진술 번복을 조언하는 등 혐의로 지난해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영장실질심사에서 모두 기각됐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구속 상태였던 2020년 10월 이른바 '옥중편지'를 통해 당시 야권 인사에게 로비하고 자신이 현직 검사 3명에게 접대한 바 있다고 폭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