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연합 "부적격 결정 번복할 만한 사유 없다고 판단"
임태훈 "양심적 병역거부 이유로 기회 박탈당하는 건 제가 마지막이길"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됐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병역 기피'를 사유로 후보 심사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임 전 소장은 이에 반발해 이의신청 했지만 기각됐다.
임 전 소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자 심사 이의신청 결과 기각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기피와 구분하는 선진제도를 갖춘 나라"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란다. 역사가 발전해온 길을 따라 오늘 우리가 마주했던 답답한 현실도 결국엔 진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정훈 대령의 추천을 받아 정치라는 낯선 길에 발을 디뎠다"며 "여러 어려움 마다하고 추천해주신 박 대령께 죄송한 마음이다. 박정훈 대령과 함께 추천해주셨던 박승렬 목사님, 서지현 검사님,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께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도한 정권의 거짓에 맞서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던 맹세, 어느 자리에서든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는 "심의한 결과 부적격 결정을 번복할 만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므로 '기각' 결정을 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임 전 소장에 통보했다.
전날 임 전 소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당으로부터 후보자 등록 서류 심사 결과 컷오프 통보를 받았다"며 "사유는 병역 기피"라고 했다. 이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한 사실을 병역 기피라 규정한 것"이라며 당에 이의신청했다고 밝혔다.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2004년 4월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임 전 소장은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해 군인권 보호 활동을 해온 인권운동가다.
시민사회에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인권활동가인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이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 저녁에 경악할 소식을 접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했다. 시민사회, 진보정당과 함께 한다는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후보로 선출된 임 전 소장을 부적격 결정을 했다는 것이었고, 그 이유로 병역기피를 들었다. 어찌 이리 천박하고 무식하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태훈 후보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감추지 않고 인권운동을 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도 행했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가. 그게 정녕 더불어민주연합의 입장이라면 실망을 넘어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항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