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통합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
"통합 좌초…제 초심은 오히려 굳건해져"
"여당 과반 의석 확보 저지하도록 더 맹렬히 싸우겠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결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총선 50일을 앞두고 제3지대 세력이 뭉친 '개혁신당'의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통합 선언 11일 만이다.
이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새로운미래의 공동대표였던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다시 새로운 미래로 돌아가겠다.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 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국민, 당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통합 좌절로 크나 큰 실망을 드렸다.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사죄했다.
그는 "신당 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했다"며 "통합을 설 연휴 이전에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다"며 통합 추진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러 문제에 부닥쳤지만 3가지 원칙으로 대처했다. 첫째, 통합을 유지한다는 원칙, 둘째, 통합 주체들의 합의를 지킨다는 원칙, 셋째, 민주주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 처리됐다.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표결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를 겨냥한 듯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며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 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합당 철회의 이유를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 양당의 독점적 정치 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 견제도 정권 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당장은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 총선에 매진하며 총선 이후까지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불확실성은 긴 것보다 짧은 것이 좋기 때문"이라며 "부디 저희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저희들의 충정을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날 개혁신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4·10 총선 선거운동을 지휘하는 안을 의결했다. 또 이 대표와 마찰을 빚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논란을 겨냥한 듯, 당원자격심사를 설치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이에 김종민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김종인을 끌고 오기 위해 이낙연을 지워버리려는 의도로 오늘 최고위에서 말도 안 되는 비민주적 안건을 강행했다"며 "(이준석 대표가) 전체적으로 통합 파기를 기획하고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정당의 선거 관련된 모든 일체를 전권 이임한다는 것이 정상적인가"라며 "이것을 계속 주장한다는 건 통합을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