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사 집단행동에 "응급실 24시간 체제, 중증·응급 위주 전환"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한 데 대해 "24시간 응급실 체제를 유지토록 조치를 시행하고, 경증 환자들의 경우 협력병원으로 연계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박 제2차관은 19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응급실이 24시간 체제를 유지하도록 406개 전체 응급센터에 대해 조치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제2차관은 "빅5 병원은 전공의 비율이 30~40%를 넘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일시에 빠져나가면 진료에 상당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선 전체적으로 병원의 기능을 중증·응급 위주로 전환하도록 인력을 재배치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각종 규제 같은 것도 일시에 해제해서 인력 운용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며 "2단계로 만일 장기화된다면 외부에서 필요한 인력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증환자는 협력병원 등으로 가도록 (병원 간) 연계를 강화하고 관련되는 수가를 조정해 이런 협력관계가 잘되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대면진료 확대와 진료보조(PA) 간호사 활용을 검토하는 대책은 곧 시행되나 묻자 "진료 차질의 정도에 따라 검토할 사안"이라며 "우선 경증 환자 분산, 현 인력 구조의 재배치, 인력과 관련된 각종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우선 내부에서 대응하도록 하고, 그런 것들이 좀 더 장기화되고 심화되면 그런 조치도 추가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간호사의 과중한 업무 수행에 대한 보완 조치에 대해 "아무래도 기존 남아 있는 인력들에 업무가 쏠리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이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대한간호협회와 협의해서 대책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사협회 측이 우리나라 의사 수 부족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는 주장에 "2035년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 연구는 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 KDI 등에서 이미 공통적으로 추정을 했다"며 "정부가 증원 판단할 때 이런 자료들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고 반박했다.

박 제2차관은 "OECD 관련 우리나라 의료가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최고인 부분의 지표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표들도 있다"며 "왜냐하면 미충족 의료나 급성심근경색 환자 30일 내 사망률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가 상당히 떨어지고, 이런 것들이 필수 의료 분야에 우리 약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사 인력 수요와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화다. 고령화와 소득 수준에 따라서 의료 수요가 결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예정돼 있는 고령화를 감안할 때 의료 수요는 굉장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수 의료 분야에 의사가 부족한 건 열악한 근무 여건이나 잘못된 보상 체계 등이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필수의료는 수가도 낮고 위험도도 높고 일은 힘들고 이런 특성이 있다"고 동의했다.

이어 연세 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 의국장이 사표를 쓰면서 '미용 가겠다'고 한 것을 예로 들며 "미용 성형 시장은 수익도 높고 워라벨이 되다보니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인력들이 버티지를 못하고 빠져나간다. 바로 이런 불균형의 문제를 시정하고자 하는 것이 4대 정책 패키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료계에서는 이걸 전면 폐지하라고 하는데, 사실 발표할 때는 환영의 공식 메시지를 냈었다"며 "주요 내용들이 28번의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다 논의를 해서 집어넣은 것이기 때문에 이 패키지를 백지화하라 주장은 너무 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집단사직 움직임을 보이는 전공의들에게는 "의료 체계의 많은 인력들이 면허 취소되거나 하면 진료 체계에 문제가 생기고, 개인적으로도 손해가 막심하다. 환자를 뒤에 두고 떠나는 일은 실제로 하지 말아달라"면서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그런 현실이 벌어지면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