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개인 일탈이나 실수 아니라고 봐…수사까지 갈 사안"
"용산 대통령실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전체 점검해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핵심으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15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외부 세력들의 해킹 시도는 빈번하게 많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걸 당하느냐 안 당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 일정과 메시지가 해킹당한 것은 도둑들에게 결혼 패물이며 현금이며 몽땅 털렸다고 봐야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하순 영국·프랑스 순방 직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이메일이 북한으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에 의해 해킹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행정관은 순방의 실무 준비 과정에서 대통령실 이메일과 포털사이트의 개인 이메일을 혼용해 사용했는데, 개인 이메일이 북한 추정 세력에 의해 해킹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는 공식 메일을 쓰고, 개인 외부 메일은 업무에 철저하게 쓰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하지는 않았던 것"이라며 "(개인 이메일은) 절대 쓰면 안 된다. 외부 메일을 사용하면 해킹 우려가 굉장히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메일은 보안망이 일정하게 갖춰져 있어 해킹 시도도 파악할 수가 있고, 설령 해킹이 되었더라도 복구가 빠르다"며 "그런데 외부 메일을 사용할 경우에는 해킹 시도 자체를 감지할 수가 없고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해당 행정관이 대통령실 파견 나온 부처 공무원이라고 전하며 "이해가 안 된다. 대체로 그 부처의 에이스 중 에이스라 앞날이 망가질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이 행정관 개인의 실수 혹은 일탈이 아니라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 거의 다수가 만연하게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순방 시작 전 해당 건을 사전 포착해 조치들을 취했고, 개인의 부주의에 따른 보안규정 위반이 원인"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정말 웃기고 의미 없는 엉터리 해명"이라며 "쉽게 말해 도둑 맞아 물건 다 잃어버렸는데 경찰에 신고만은 확실하게 잘했다는 것, 의미 없는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대통령실 보안시스템이 해킹된 것은 아니다"며 "업무적으로 상용 이메일을 사용한 행정관 개인의 부주의에 따른 보안규정 위반이 원인"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의식 제고 등 보안 강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해킹 사실을 파악하고 대통령실에 이 사실을 급히 통보했고, 대통령실은 북한 해킹 이후 국정원 등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실 내 사이버 보안 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무원은 징계 절차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징계로 끝낼 사안이 아닌 수사까지도 가야 될 사안이라며 "한 개인의 일탈이냐 실수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 용산 대통령실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전체 점검을 해야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CIA가 용산 대통령실 안보실장하고 외교비서관 대화를 도청했던 사실이 1년 전"이라며 "핵심은 당장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서 감추기 급급하다 보니 문제 진단도 안 되고 필요한 조치도 강력하게 못해 이런 일이 반복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