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진 "오묘한 수치, 31:11:11:10 단수 공천 규정에 꿰어맞춰"
"'친위부대' 꽂으려 비선 무리수…납득할 수 없는 수치 조작"
"여러 지역에서 벌어질 개연성 다분…조작이 혁신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총선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진 문학진 전 민주당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의 비선 조직이 개입해 여론조사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 대표가 일부 중진급 인사들에게 불출마를 비롯한 공천 관련 의견을 논의하는 등 '인적 쇄신' 작업에서 나선 터라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문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선의 농간에 흔들리는 당'이란 제하의 게시글을 올리며 "이재명 '친위부대'를 꽂으려다 보니 비선에서 무리수를 두고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전화를 받고 불출마를 요구받은 경위에 대해 "이 대표가 대뜸 '형님이 꼴찌했데요'라고 말했고, 내가 '무슨 말이냐'고 하자, 이 대표는 '후보적합도 조사결과 안태준(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 현 당대표 특별보좌역)이 31%, 신동헌(전 광주시장)과 박덕동(전 경기도의원)이 각 11%, 형님이 10%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전혀 터무니없는 수치'라고 하자, 이 대표는 '거기(경기광주을)는 전략지역(최근 현역의원 불출마선언, 의원직 상실)이기 때문에 그 수치는 중요치 않을 수 있다'며 나이(만 69세) 등을 들어 불출마할 것을 종용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통화 이후,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당에서 그런 조사한 적 있느냐'고 질문했지만, 안 위원장은 '없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어 "그럼 경기도가?"라며 이 대표의 비선인 '경기도팀'인지를 되물었다고 했다.
문 전 의원이 비선조직으로 지목한 '경기도팀'이 친명원외조직 더민주혁신회의 멤버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을 경기 광주을에 공천하기 위해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불러준 수치의 오묘함을 보자, 31:11:11:10. 특별당규상 후보간 적합도 차이가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 단수 공천할 수 있게 돼 있다. 그 규정에 딱 꿰어맞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특보는 지역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사무소를 내고 활동을 시작했고, 지역에서의 인지도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이 대표) '친위부대'를 꽂으려다 보니 비선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고, 누가 보아도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조작한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캠프는 2월 2~3일 유와이텔 여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4명의 예비후보에 대한 적합도 조사에 들어갔다. 결과는 1등과 4등이 정확히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나는 유와이텔 조사 데이터를 가지고 이 대표를 만나려 했으나 지금 이 시각까지 응답 없는 상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 전 의원은 "70년 전통의 공당 민주당에서,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공천과 관련하여 이런 초현실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나 한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다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정면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조작이 혁신인가. 당이 지금이라도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