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신당'에 野 불편한 기색…박홍근 "'선거연합' 대상 고려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통합 비례정당' 추진을 주도하는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추진(민주연합) 단장인 박홍근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에 대해 "이번 총선에서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며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사회, 진보정당들과 뜻을 모아 연합정치를 통해 22대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는 대한민국을 급속도로 퇴행시킨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여, '공정과 상식', '정의와 희망'을 바로 세우고 '민생과 민주, 평화'를 다시 살려내라는 국민의 염원과 명령에 오롯이 충실해야 한다"며 "그 절실함에 동의하는 정당과 시민사회가 하나로 뭉쳐야 하며, 중도층을 포함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수사로 억울함이 있겠고 우리 민주당이 부족함이 있더라도,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 선거연합추진단장으로서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부산민주공원에서 창당을 선언하며 "4월 10일은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 심판뿐 아니라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바라보는 당내 시각이 달갑지만은 않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 신당 창당 후 정치 전면에 나서면 중도층이 이탈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전 장관이 등장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총선판에 소환될시 '윤석열 정권 심판론' 프레임이 희석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 전 장관은 통합 비례정당 관련 질문에 "민주당에서 여러 가지 입장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입장 차이를 다 존중한다"면서 "민주당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를 신경 쓰면서 저의 행보를 결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이후 통합 비례정당에 올라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7일 조 전 장관과 송영길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의 '통합 비례정당'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이 민주당의 승리, 범야권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지 그분들이 잘 고민해주길 부탁한다"며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조 전 장관 같은 경우는 항소심 선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문제들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정당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한 바 없다"며 "통합비례정당 구성을 맡은 박홍근 의원도 현재까지 정당 형태를 갖춘 진보개혁 세력 정당에 대해서만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KBS 라디오에서 "조국 전 장관의 신당이 지역구에서 경쟁력 있냐는 부분에 있어서 대부분 회의적"이라며 "그렇다면 통합 비례정당에서의 역할이 있느냐에 대한 부분은 비례 공관위가 있으니, 여기서 판단해서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연합추진단은 지난 8일 통합 비례정당 참여 대상으로 진보 성향 군소 야당과 시민단체에 선거연합 연석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녹색정의당·진보당·새진보연합 등 원내 3개 정당과 시민사회 인사들 모임인 '연합정치시민회의'이 제안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