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확정되자마자 바로 사면하면 사법제도가 왜 필요한가"
"대한민국, 삼권분립제도 있는 민주공화국이며 공화국 가치 훼손하면 안돼"
재상고 포기 이후 특별사면에…윤 대통령의 수상한 사면이라는 지적 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특별사면한 데 대해 거부권을 남용하더니 사면권도 남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죄와 유죄가 확정된지 일주일 만에 또 사면을 단행하는 것 같다"며 "유죄가 확정되자마자 바로 사면하면 사법제도가 왜 필요한가. 그냥 유무죄 판단과 형 집행여부도 대통령이 다 알아서 하면 되지 않나"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걸 바로 군주국가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왕정국가가 아니고 삼권분립제도가 있는 민주공화국이며 공화국의 가치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이 사면·복권을 전제로 공천 신청을 받은 데 대해 "차라리 추후 추가 공모를 하든지 아니면 공모 기간을 늦추든지 할 일이지 이분이 사면될지 모르니까 공천 신청하면 받아주겠다는 게 어떻게 말이 되나"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고스톱이야 짜고 칠수 있지만 어떻게 국가 사면권을 놓고 이렇게 짜고 칠 수 있냐"며 "약속대련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약속사면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국정은 장난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김태우 사면해 놓고 바로 공천했는데 제2의 김태우 사건을 만드는 것이냐"며 "국민이 맡긴 국가 권력을 남용하면 권력의 주체인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이 바로 이런 국정 난맥에 대해서, 권력 남용에 대해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포함된 설 특별사면을 전날(6일) 발표했다. 지난해 광복절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네 번째 특사다.
일각에서는 전직 주요 공직자에 대한 사면이 사전에 약속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선고 직후에는 재상고 의사를 밝혔으나 돌연 상고를 포기해 2월 1일 형 집행이 확정됐다. 그러나 사면이 이뤄질 때까지 닷새 동안 이례적으로 형 집행이 시작되지 않아 논란이 불거졌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사건으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지난 1일 재상고 취하서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 쪽과 특별사면에 대한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법무부 권순정 검찰국장은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김기춘 전 실장과 김관진 전 장관에 대한 '약속 사면' 의혹에 대해 "사면을 약속하는 경우는 없다"며 "과거에도 형이 확정되고 단기간에 사면이 이뤄진 전례가 있고 교감이나 약속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