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비대위원 사퇴는 과하니까 불출마 선에서 대통령과 용산 면 세워준 것"
박성준 "용산 주문에 한동훈 또 한 번 무릎 꿇은 당무 개입으로 볼 수밖에"
김경율 "대통령실서 공식적인 제안이나 압력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한동훈, '용산 대통령실의 요구에 순응한 것 아니냐'…"잘못된 해석"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꺾고 오겠다고 선언했던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결정한 데 대해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용산에 미운털이 박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불출마 배경은 뭐라고 짐작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가 용납이 안 되는 것이다. 김 여사를 건드리는 순간 누구든지 용납이 안 된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대위원까지 사퇴하는 것은 과하니까 불출마하는 선에서 대통령과 용산의 면을 세워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국민의힘) 공천은 물론 '한동훈 리스트'가 있을 것이고, '용산 리스트'가 있을 것인데 그 사이에서 굉장히 치열한 수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근본적으로 용산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비대위원은 '숙고 끝에 내린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결심'이라며 외부 압력은 없었다고 부인하지만, 갑작스러운 입장 번복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은 용산의 주문에 한동훈 위원장이 또 한 번 무릎을 꿇은 당무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출마하게 만드는 것이 시스템이고 투명한 공천이냐.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을 촉발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해 논란이 불거진 김경율 비대위원이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은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며 "또한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적었다.
김 비대위원은 오늘(5일) 오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대위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인 제안이나 압력과 같은 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있었다면 저는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가 용산 대통령실의 요구에 순응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잘못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쉽게 생각하지만, 본인의 확고한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하기로 했다. 주말에 저에게 그런 얘기를 하며 취지를 표명해 잘 들었다"고 말했다.
'불출마 결정을 만류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김 비대위원이 총선에 출마해 이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그러나 본인 생각이 강했다. 아시다시피 김 비대위원은 누구 얘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다.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해서 존중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