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고수, 총선서 패한다'는 엉터리 프레임에 갇혀…병립형 비례제 야합의 길"
"이재명, 계속 침묵하는데 침묵은 리더십이 아니다"
"지난 대선 지역별 개표결과, 야당 연합했다면 이길 수 있었던 지역 13석이나"
민주 의원 80명 "병립형 퇴행은 악수"…비례연합정당 논의 촉구
◆…23년 4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가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기하고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혼자 다 먹겠다고 욕심부리면 다 죽는다며 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김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일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흔들림없이 지키고 위성정당을 막는 일"이라며 "일부에서 연동형을 고수하면 총선에서 패한다는 엉터리 프레임에 갇혀 퇴행적이고 반민주적인 병립형 비례제로 야합의 길을 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가 코앞인데 선거구제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기어이 국민을 배신하고 병립형으로 돌아가겠다고 의원들을 줄세우고 있는 중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이 총선은 '여유 부리며 의석을 나눠 주는 자선사업이 아니다'며 준연동형 유지를 전제로 한 비례연합정당 논의를 비판했다"며 "대선 당시 국회 계단에서 연동형 정치개혁을 약속했던 자신을 벌써 잊었다"고 꼬집었다.
또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대신 30%를 소수정당에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시했다"며 "정치를 얼마나 누더기로 만드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왜 민주당을 국민배신정당으로 만들려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는 "계속 침묵인데 침묵은 리더십이 아니다"며 "'국민과 한 약속을 꼭지키겠다'고 한마디만 해 달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받아야 민주진보 진영의 리더가 되고 집권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이 총결집했던 지난 대선 지역별 개표결과를 언급하며 "야당이 연합했더라면 이길 수 있었던 지역이 국회의원 선거구로 단순 환산해도 13석이나 된다. 연동형 선거제를 하면 지역구에서 야권이 연대해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알량한 민주당 비례대표 몇 석을 위해 정치개혁을 후퇴시키고 야권대단결로 윤석열정권을 심판할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야권의 맏형답게 연동형 비례제라는 큰 깃발 아래 모든 민주개혁세력을 총결집시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선거법상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의석수를 미리 나눠 정한 뒤, 전체 지역구 당선자 수가 이에 못 미치면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으로 선출하는데 연동형은 30석, 병립형은 17석에 적용한다.
반면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뽑고 비례대표 의석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다.
민주당에서 최근 유력하게 검토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별개로 보는 병립형에서 파생됐다. 전국을 몇 개 권역으로 나눈 뒤 인구 비례에 따라 권역별 의석수를 배정하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 민주 의원 80명 "병립형 퇴행은 악수"…비례연합정당 논의 촉구
민주당 의원 80명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해 병립형 선거제로 돌아간다면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가 될 것이라며 현행 준연동형제 유지를 전제로 한 범야권 비례연합정당 구성 논의를 제안했다.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 8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 몇 석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을 막아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다시 '윤석열 정부 대 민주개혁진보세력'의 구도를 강화하고, 그 결과로서 정부·여당의 의석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제안은 '지역구에서의 연합', '정책연합', '비례후보 추천에서의 연합' 등을 포괄하고 있다"며 "253석 지역구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정부·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고, 경합지역에서 개혁·진보정당들 간의 경쟁으로 윤석열 정부 견제·심판 민심이 분산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지역구 최대 의석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충청, 강원, 부울경 등에서 표 분산으로 경합지역 늘고, 0.73%P 차이 대선 패배의 악몽이 지역구에서 재현될 우려가 있다"며 "검찰을 이용한 '윤석열 정부'식 증오정치와 우리 민주당의 내부분열로 정치혐오와 냉소가 조장되고, 투표율이 낮아져서 민의가 왜곡될 위험성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