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 밑도는 연간 실적 발표
500억원 규모 해외 소송비용 반영
양호한 수주 실적에도 더딘 수익성
4Q 영업이익률 1.7%... 건축·주택 수익성↓
현대건설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연간 실적을 발표한 이후 증권가에서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24일 장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오전 9시33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1.87% 떨어진 3만1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교보증권(5만3000→4만원)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5만4000→4만6000원)과 신한투자증권(4만9000→4만6000원), 하이투자증권(5만3000→4만7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5만5000→5만원) 등 주요 증권사들이 이날 현대건설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건설은 작년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3% 증가한 8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94.3% 오른 1445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진으로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1896억원)를 크게 하회했다"며 "별도 영업이익이 354억원에 그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분기 실적은 국내·해외 동시 매출액 급증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택 원가율 이슈 지속으로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 공종에 걸친 뚜렷한 매출 성장은 긍정적이나 주택 부문의 더딘 원가율 개선과 카타르 루사일 타워 등 해외 건축 현장에 대한 소송 및 중재 관련 약 5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3년 뚜렷한 해외 수주 성과와 매출 확대 기조에도 불구, 건설 섹터에 대한 부동산PF 우려와 이익률 부진이 주가 반등의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수주 실적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더딘 수익성은 △2020~2021년 원자재가 폭등 시기 분양 확대 여파(저수익 현장 비중, 23P 약 70%→ 24F 30~40%) △지역/공종 다각화된 사업구조 하에 특정 사업부실적 개선 영향력 축소 △리스크 관리로 인한 현장별 수익성 격차 축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2024년 전사 수익성 개선 폭은 기대보다 낮겠으나, 외형 성장으로 인해 절대 이익 규모는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연결기준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률은 2.6%로 최근 4개년도 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4분기 연결이익률은 1.7%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외 현장의 원가율은 과거 대비 소폭 개선되는 흐름이나 매출의 70% 수준을 차지하는 건축/주택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연구원은 "또한, 2021년에부터 2023년 초까지 공사비가 급등했고 현대건설은 2021년 2.7만세대, 2022년 3.0만세대 분양을 했다"며 "공사비가 급등한 기간 분양한 물량들은 최소 2024년까지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국내의 경우 개포1단지, S-Oil 샤힌 프로젝트, 해외는 이라크 바스라 정유, 파나마 메트로, 사우디 네옴터널 등 대형 현장 램프업이 매출 성장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매출 성장 속 영업이익률 1.7%는 아쉬운 레벨"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주택부문의 더딘 마진 개선과 해외 부문의 카타르 건축현장에서 협력사 소송 패소 관련 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매출 대비 저조한 마진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택은 건자재 가격이 현실화되지 못한 2021년 물량의 준공이 마무리되고, 이익 현실화 현장들이 올 해 본격적으로 공사가 일어나면서 마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