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다수 의석수 확보하지 못하도록 살해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
"8쪽 변명문(남기는 말)에도 유사한 취지의 내용 반복적 기재"
"공범 정범, 배후세력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
민주 "제1야당 대표 살해하려 한 전대미문 사건…경찰 태도 석연치 않다"
'신상 정보 비공개'에 "1963년도 정당법 근거…경찰 행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피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바른소리 TV 유튜브 캡처.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모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오후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모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이 대표 재판이 연기되는 등 피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더 나아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곧 있을 총선에서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주어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어 "변명문(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으로 범행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8면 분량 메모장에도 유사한 취지의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의 진술 분석을 종합하면 결국 피의자의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등산용 칼 개조, 플래카드·머리띠 제작…5차례 따라다녀"
경찰은 범행 준비 및 실행 과정과 관련해서는 "피의자가 작년 4월경 인터넷을 통해 등산용 칼을 구입하여 범행에 용이하도록 개조하였고 피해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직접 플래카드, 머리띠를 제작하는 등 범행 준비를 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작년 6월부터 5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공식 일정을 따라다니며 때로는 사전 답사까지 하면서 범행의 기회를 엿보던 중에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중인 현장에서 지지자인 척 접근한 후 소지한 흉기로 범행하였으며 이후 주변 참석자와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 의해 검거되었다"고 덧붙였다.
■ "공범 정범, 배후세력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
경찰은 공범 및 배후 수사와 관련해서는 "피의자는 혼자 계획하고 범행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과 통화 내역, 거래 계좌, 행적 수사 등을 통해 수집한 증거물을 분석한 결과 피의자로부터 범행을 사전에 들어 알고 있었고 범행 이후 메모를 가족과 언론 매체 등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고 실제 일부 행동에 옮겼던 조력자 70대 남성 1명을 방조범으로 검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행을 함께 공모한 공범 정범이나 교사한 배후세력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향후 부산경찰청은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전 과정에 대해서 담당 수사본부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토록 하고 일부 매체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영상 전문가가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시연하면서 추가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방문 일정 중 김 모씨로부터 목 부위를 흉기로 찔렸다. 사건 당일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한 뒤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대표는 흉기 피습 8일 만인 오늘(10일)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 민주 "제1야당 대표 살해하려 한 전대미문 사건…경찰 태도 석연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이 이 대표 살인미수범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백주대낮에 제1야당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전대미문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단적으로 살인미수범이 직접 썼다는 '남기는 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정보만 흘릴 뿐, 전문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불필요한 의혹만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살인미수범이 쓴 글을 특정인과 특정 단체에 전달하는 일을 돕기로 했다는 인물을 체포하고도 순순히 석방해줬다"며 "공범 대신 '단순 방조자', '조력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혐의를 애써 축소시켜 주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일 총리실발 허위 보고, 괴문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유포된 것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조차 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당적을 공개하지 않겠다며 정당법을 이야기했는데 그 정당법이 뭔가 봤더니 1963년도에 만들어졌던 법"이라며 "그동안 민주당이네, 국힘당이네, 첩보라며 줄줄이 흘려놓고 이제 와서는 1963년도에 만들어졌던 정당법을 근거로 비공개하겠다고 하는 경찰의 행태를 정말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계좌 추적, 핸드폰 포렌식, 검색 상황, 누구를 만났었고 어떻게 만났었고, 어떤 유튜브를 주로 봤고, 그동안 누구를 만났는지, 그래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