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사퇴 비대위' 요구에, 이재명 "의견이야 말할 수 있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민주 정당에서 정당 구성원들이 자기 의견을 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해 사실상 사퇴 요구에 거부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경로당에서 '경로당 주 5일 점심제공 정책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생각은 다양한 것이 정당의 본질"이라며 "의견이야 얼마든지 말씀하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탈당과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과 상식) 통합 비대위 아이디어의 충정에 공감한다. 비대위라는 것은 대표직 사퇴를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해당 요구가 수용되면 탈당, 신당을 고려한다는 뜻인지 재차 묻자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전날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의 회동에 대해 "(김 전 총리의) 절박한 생각을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그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말은 유효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변화의 의지가 확인된다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며 "그런데 어제 김부겸·이재명 회동을 보면 기대를 갖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전날 이 대표의 제안으로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만나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김 전 총리는 이 대표를 만나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만나고, 현행 연동형(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대표에게 "강성지지층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당부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 통합을 위해 이 전 대표와 만나 대화하라는 당부에 "당의 단합과 총선(승리)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답했다.    

한편 당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 의원은 21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이 세 가지 과제를 이재명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어제 김부겸 전 총리가 원칙적으로는 통합·안정·혁신 이 말씀을 했는데 그 내용을 과연 어떻게 풀어내셨는지를 잘 모르겠다"며 "통합·안정·혁신을 위해서는 결국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야 된다, 그리고 통합 비대위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개딸과의 단절을 1년이 넘게 얘기해왔다. 그중 가장 간단한 상징적 조치의 하나로써 '재명이네마을'의 이장직을 사퇴해라. 그조차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충격파 때문에 그것이 이루어질지, 이뤄지지 않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