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여야 합의한 약속 어기고, 시행령 통해 꼼수 개정"
"역대급 세수감소에서 이율배반적 행위…과거 퇴행, 또다른 시행령 통치"
◆…국세청은 6일 "2022년 하반기에 주식을 양도한 상장법인 대주주 등은 이달 28일까지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윤석열 정부는 국회를 무시하고, 주식양도소득세를 시행령 개정을 통해 50억원으로 상향한다고 여‧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원들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작년 예산안을 합의하면서 예산부수법안으로 세법개정안을 함께 합의했다"며 "합의 내용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시행을 2년만 유예하되, 그때까지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23년 0.2%, 24년 0.18%, 25년 0.15%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2024년까지 10억원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지난해 금융투자소득(금투세) 과세를 2년 유예하는 대신, 대주주 기준은 종목당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여야 합의를 파기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총선용 감세 카드'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어 "불과 일주일 전, 검토한 바 없다는 추경호 부총리의 발언은 거짓이었나. 기재부가 배포한 보도자료 날짜가 11월 24일이다. 국회와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그동안 국회를 속여온 것"이라며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끼리 합의한 사안에 대해 국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파기한 윤석열 정부의 독단을 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들은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이 역대급 세수감소 상황에서 '세수 감소'를 자처한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10억원 이상 대주주가 차익을 실현한 양도 건수가 2017년 5만2281건, 2018년 7만9513건, 2019년 15만2417건, 2020년 29만4268건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한다면 상당한 규모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상대적 호황기였던 2020년 기준,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결정세수만 살펴봐도 50%인 약 7000억원 이상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이라는 표면적으로는 건전재정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감세를 추진하는 표리부동한 행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이번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은 '과거 퇴행'이자 또다른 '시행령 통치'라고 비판했다.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이 지난 2000년 종목당 100억원으로 시작됐으나 2013년 50억원,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으로, 2020년 10억원으로 점차 낮아졌다는 것을 짚으며 "이는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공평과세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전 정부의 의지였다. 18년 전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방적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법률을 회피하는 '시행령 통치'를 반복했다"며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약속을 어기고 시행령을 통해 꼼수 개정하는 것이 윤석열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상식인가. 윤석열정부가 일방독주로 자행한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시행령 개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인 종목당 보유금액 10억원을 50억원 이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정되는 대주주 기준은 내년 1월 1일 양도분부터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