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인플레이션 긴장 늦추긴 아직 일러…마지막 걸음 쉽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여전히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last mile)'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관련해 "지난해 7월 6.3%까지 높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년 11월 중 3.3%로 크게 둔화하였으며, 근원인플레이션도 지난해 11월 4.2%에서 지난달 2.9%로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금리인상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수준을 크게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총재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향후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노동비용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걸음(last mile)은 지금까지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주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반영하여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점도 'last mile'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인하 발언과 관련해 "파월 총재는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오래가면 상당히 긴축적이라는 것이고 금리인하 논의도 있었다고 했다"며 "금리인하를 본격적으로 시사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라며 "환율, 자본이동 등 제약 조건 하나가 풀렸다.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