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 과반이냐, 180석 먹느냐 관건"에…"與, 간단히 보면 안 돼"

'민주당 20년 집권론'을 펼쳤던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이 내년 총선 의석수 전망과 관련해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하느냐 아니면, 지난번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간단히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해찬 대표가 또 나서서 저렇게 과도한 자신감을 비치는데, 저 근거에 대해 우리 당이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과반 의석이 넘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는 저 오만함에는 나름대로 판세 분석이 있다"며 "첫 번째는 대통령 지지율로 (현재) 40%를 못 넘지 않나. 사실 수도권 선거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못 넘으면 처음부터 어려운 싸움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다. 정당 지지도는 사실은 부차적인 것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 전 실장은 "두 번째, 지난 대선 때 0.73%포인트 차로 거의 24만 표 차이로 이겼다. 그때는 모든 세력을 다 끌어 모은 대권연합·대선연합으로, 탈진보·탈민주·중도층·MZ·2030 다 데려왔다. 그 대선연합이 지금 많이 흐트러졌다. 탈민주·탈진보 세력은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걸쳐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지금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선연합 때 뭉쳤던 이른바 맥시멈콜리션, 최대치의 연합이 지금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해찬 대표의 오만함은 지적해야 되나, 국민의힘 지도부나 국민의힘 선거전략에서는 저 경고를 간단히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앞서 이해찬 상임고문은 6일 세종시에서 열린 민주당 세종시당 행사에서 "자신을 가지고 하면 원내 1당을 뺏길 것 같지는 않다"며 "단독 과반을 하느냐 아니면 지난번처럼 180석을 먹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에서 30개를 먹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7개만 먹어도 37개, 충청·강원에서 5개가 빠져도 17개, 그러면 84개를 먹는다"며 "지난번에 수도권에서 103개를 먹었다. 이 중 50~60개만 먹어도 140석이 되고, 70개를 먹으면 154석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에는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253석 중 163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도 17석을 얻어 총 180석 의석을 가져갔다. 이해찬 상임고문이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대표를 지내면서 '민주당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을 펼쳤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에 정권을 내줬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지난달 초 방송 인터뷰에서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말한 데 이어 이탄희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도 '범야권 200석'을 언급했다.

이에 당 안팎으로 내년 총선 결과를 낙관하는 전망이 나오자 지도부의 자제 요청이 내려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만한 모습으로 비치거나 때로는 다가오는 총선의 승리에 대해서 마치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하는 그런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날 같은 방송에 나온 박원석 정의당 전 의원도 "이해찬 총리의 저 얘기는 민주당을 위해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때문에 리더십이 흔들거리지 않나. 당내에서 비명들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낙연 전 대표까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해찬 전 대표가 나름 다잡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사실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비명이 리더십을 흔드는 것도 문제인데, 상왕이 리더십을 흔드는 것도 문제"라며 "혁신, 개혁을 못하고, 공천도 자기 마음대로 쇄신을 못하고,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