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검사 처남, '마약 투여 의혹' 제기한 아내에 맞고소

이정섭 전 수원지검 2차장검사의 처남이 자신을 대마 흡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아내 강미정씨를 맞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4일 간담회에서 이 검사의 처남 측이 무고·명예훼손 혐의로 강씨를 고소한 사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마포경찰서에서 수서경찰서로 이첩됐는데, 수사과정에서 강씨를 한 번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2월 7일 남편 조씨를 대마 흡입 및 마약 소지 위반 혐의로 수서경찰서에 고소·고발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강씨 남편의 모발과 소변 검사결과 음성이 나왔다며 이 사건을 불송치하며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강씨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담당 수사관이 6차례나 변경됐으며, 경찰에 남편 모발과 대마 카트리지 등을 증거물로 가져가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점을 들어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했다.

이 검사 비위 의혹의 제보자 강씨는 지난달 2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에 이어 지난달 28일 MBC PD수첩에서 남편의 마약 투약 의심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서초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아 다녔다. 그런데 제일 처음 수임했던 변호사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언론 제보밖에 방법이 없어 보인다. 마약 사건이 무마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마약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을 감찰 중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의혹 전반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감찰 받는 수서경찰서가, 조씨가 고소자를 맞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씨 마약 사건은 형사과에서 했고, 이번 조씨 고소 사건은 수사과에 배당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나, 지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이 났다.

지난 1일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2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이 검사는 곧바로 직무가 정지됐다. 이 검사는 자녀 위장전입 의혹과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 직원의 범죄기록 무단 조회 의혹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