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안정과 전법도생 발원…'소신공양 자화장'으로 종도들에게 경각심 남겨"
與 "스님께서 강조하셨던 사회통합과 화합, 공생과 상생의 정신 되새기겠다"
野 "자승스님, 차별 없는 세상 만드는 일에 마지막까지 진력"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시절 맺었던 속세 인연…극락왕생 하시옵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22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법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이 칠장사 화재현장에서 입적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계종 대변인인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30일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승스님이 종단의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봉스님은 "자승스님이 '생사가 없다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
칠장사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전소된 요사채에서 발견된 소사체 신원에 대해 "자승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며 "현장 CCTV, 칠장사 관계자 진술, 휴대전화 위치값, 유족 진술을 종합한 결과"라고 밝혔다.
앞서 29일 오후 6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소재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자승 스님의 법구가 발견됐다. 스님의 차량에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돼 민폐가 많았소",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등의 메모가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스님은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원적에 들었다.
한편 자승 스님의 원적 소식에 정치권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승 스님의 입적에 매우 슬퍼하고 계신 불자들께도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승 스님은 불교의 모든 가르침과 화두는 차별 없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차별 없는 세상 만드는 일에 마지막까지 진력하셨다. 귀한 가르침을 불교계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함께 이어받아 모두가 존중받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회의에서 "조계종의 큰 어른 자승스님께서 갑자기 발생한 화재로 어제 입적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자승스님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에 스님을 존경했던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스님께서 강조하셨던 사회통합과 화합, 공생과 상생의 정신을 늘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나라당 대표시절에 맺었던 속세의 인연을 그동안 지켜오면서 큰 스님의 가르침을 늘 받곤 했는데 갑자기 입적하시니 황망하기 그지 없다"며 "늘 속세 기준으로 동갑이라고 농담하시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극락왕생 하시옵소서"라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