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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기준금리 충분히 긴축적 수준…물가안정이 첫번째 목표"

  • 보도 : 2023.11.30 15:34
  • 수정 : 2023.11.30 15:34

"만장일치 동결 결정…향후 금리수준, 금통위원 4명 3.75% 가능성 열어둬"

"2% 이상 성장률, 나쁘지 않아…OECD, 韓수출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듯"

"가계부채 절대액이 증가 막는 정책 펼치면 금융불안 등 문제 생길 것"

조세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는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있다"며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우선하는 거고 금리를 안 올리고 그대로 있으면 물가를 우선시 하는 건 아니고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2, 4, 5, 7, 8, 10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은 일곱 번 연속 동결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 수준에서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되겠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금리운용에 대해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물가뿐 아니라 성장과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4명은 3.75%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며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상승 파급효과의 지속성과 향후 국제유가 움직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아직도 남아 있어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부연했다.

'지금 금리수준이 여전히 긴축적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이 총재는 "지난달 물가수준이 3.8%이었을 때 계속 올라가면 긴축적 수준이냐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지난번 물가상승은 대부분 공급측 요인으로 3.8%에서 앞으로 두 달, 세 달 동안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긴축적이냐 아니냐의 견해를 바꿀 상황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시계열을 넓혀 1년 정도로 보면 그동안 금리를 300bp를 1년 반 동안 올렸다. 기준금리뿐 아니라 장단기 금리, 예금‧대출 금리, 환율 수준 등 금융변수를 보통 그것을 종합해서 금융상황지수를 보는데 금융상황지수를 보면 시장상황을 볼 때 작년보다 더 긴축적인 수준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에 있고 이것을 얼마 정도 오래 끌고 가느냐에 따라서 그 효과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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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미국과 선진국은 올해 성장률이 좋다가 내년에는 떨어지는 추세인데 우리는 올라가는 추세"라며 "2%대 이상의 성장률이 그렇게, 물론 좀 더 높은 성장을 하고 싶은 인식 등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국제적으로 봤을 때는 2% 이상의 성장률은 그렇게 나쁜 성장률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을 한은은 2.2%에서 2.1%로 낮췄는데 OECD는 2.1%에서 2.3%로 올렸다. 자세히 살펴봐야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 대상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성장률 예측이 우리(한은)보다 0.1% 정도 높았다"며 "기본적으로 OECD가 우리보다는 우리나라 수출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한은이 공론화를 하고 있는 가계부채가 현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금융불안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이것을 중장기적으로 고쳐야된다는 이슈를 한은이 제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증가하니까 문제가 된다, 절대 액수를 가지고 말씀하는데 만일 지금 수준에서 가계부채 절대액이 늘어나지 않게 하는 정책을 하면 성장률은 더 낮아지고 금융불안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한 번도 GDP 성장률보다 낮을 때가 위기를 빼놓고는 없었다"며 "가계부채는 장기적으로 줄여가고 GDP 대비로 줄여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지금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서 한두 달 이렇게 판단하지 말고 제일 좋은 것은 이번 정부 끝날 때 가계부채 GDP 대비 비율이 어느 정도 내려가는지를 보고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물가가 상향 조정됐는데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를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엔 그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첫 번째 목표"라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다. 금리를 올리는 방법도 있고 긴축적인 수준에서 오래 끌고 가는 방법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올랐지만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현 수준에서 오랫동안 가져갈 것인지는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한다"며 "우선 물가가 올라간 것이 일시적인가, 다음은 이것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지, 그 다음에 이렇게 올라간 물가로 인해서 비용상승의 압력이 생기고 그 비용 상승의 압력이 2차적으로 전이를 일으키는지, 이런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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