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주의 정치 보는 것 같아 후배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특유의 소신과 쓴소리, 탈당 명분 만들기 위해 합리화하려는 큰 그림인가"
이상민 "국힘 혁신위, 저 같은 사람 불러 경험 듣고자 함에 희망…12월 초 거취 결정"
홍익표 "당적 이동 결과 오지 않길…이상민 법안, 국힘 가치와 정면 배치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청년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독도 방문 보고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탈당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까지 시사한 비명계(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을 향해 변절한 의사 이인국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21세기 '꺼삐딴 리'가 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전용기 의원은 2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니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민주당을 매개로 당내 정치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지는 않길 부탁드린다"며 "헤어질 결심을 굳힌 거라면 그냥 조용히 떠나는게 나을 것 같다"고 적었다.
전 의원은 "이상민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다. 2008년 선거에서 공천 탈락하자 보수정당에서 공천받고 국회의원이 되었고 '성향이 안 맞다'며 다시 탈당해 민주당으로 넘어왔다. 이후 민주당에서 3차례의 기회를 더 받고는 의원직을 유지해 5선 의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또다시 국민의힘이 환영하면 가겠다 한다. 심지어 수차례 한 인터뷰를 보면 공천주면 가겠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결국 기회주의 정치를 보는 것 같아 후배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부끄럽다. 이제 후배들에게 무엇을 배우라 말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고로 5선 국회의원이면, 20년 이상 정치를 했고 원로이자 국가의 어른으로 무게감과 큰 책임감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며 "지금껏 민주당원인 이 의원에게 기회를 준 국민에게 마땅한 도리를 했었어야 하는데, 대체 무슨 염치로 또다시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까지 이재명 대표가 선당후사를 요구해왔다. 이 의원은 대체 당을 위해 어떤 책임과 무게를 짊어져 왔냐"며 "특유의 소신과 쓴소리는 그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탈당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합리화하려는 큰 그림이었을 뿐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더이상 떳떳한 선배가 되어 달라는 말씀은 못드리겠다"며 "당 내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꺼삐딴 리'는 소설가 전광용이 1962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1940년~50년 해방과 6.25전쟁을 전후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류에 따라 변절하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기회주의적 인간형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주제로, 의사 이인국이라는 인물은 일제 시대에는 철저한 황국 신민으로, 광복 직후에는 충실한 친 소련파 인사로, 1.4 후퇴 이후엔 다시 친 미국파로 자유자재로 변절한다.
앞서 이상민 의원은 지난 21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주최한 강연을 마친 뒤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이 의원은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을 통한 정치적 꿈을 이루고자 했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고 제 공간도 없어 너무 숨 막히는 상황이었다. 국민의힘 혁신위에서 저 같은 사람을 불러 제가 가진 얕은 경험이나마 듣고자 함에 희망을 봤다"며 12월 초 거취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홍익표 원내대표는 22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상민 의원의 당적 이동설에 대해 "지난주 한번 통화했고 그 이후 제가 소통은 되지 않는데 그러한 결과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치에는 '명분과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의원이 이제까지 발의한 법안들은 국민의힘의 가치와 정면 배치된다"며 "명분 없이 당적을 바꾼다든지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멀리 보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