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필두로 샤를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까지 서방 정치지도자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샤를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은 22일, 몰도바의 마이아 산두 의장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도에 도착했고 이와 별도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열차 편으로 키이우를 방문, 예고 없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21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1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미군 지원책을 발표했으며 이에 앞서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신임 외무장관도 지난주 유럽국가로는 처음 방문했다.
서방의 이러한 분주한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 정치학자이자 러시아 HSE 대학교수인 드미트리 에브스타피예프는 스푸트니크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2월 우크라이나 쿠데타를 언급하며 첫째로, 오늘날 자칭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마이단(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시위와 쿠데타) 1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단과 관련, "10년 전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서 등을 돌리기 위해 시작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선택으로 여전히 지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아닌 유럽의 선택이었고 미국은 유럽이 벌인 성과를 중간에서 가로챈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째, 이들의 방문은 젤렌스키 정권이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대 재앙적인 독극물'이 분명해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젤렌스키 정권은 상당 기간 미국을 중독시켰고 이제 발을 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라며 "급진적인 민족주의자, 거의 독재적인, 그리고 지금은 명백히 독재적 정권을 지원하는 문제가 되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고위급 방문은 서방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큰 실망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를 찬양하던 서방의 주류 언론들의 논조도 최근 반격실패와 파벌 간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젤렌스키 정권이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을지, 젤렌스키를 계속 지지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방문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문 목적은 2가지, 즉 유럽 지도자들은 젤렌스키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발언권이 얼마나 주어질 수 있는지, 아니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영국이 주도할 것인지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독일 정부의 리더십 부재는 유럽인들에게 커다란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기회를 포착하려 할 수도 있고, 권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총사령관 잘루즈니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는 젤렌스키 제거의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브스타피예프는 영국은 키이우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원하기 때문에 젤렌스키가 문제가 된다면 더 인기 있는 인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영국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즉 미국, 그보다 바이든 행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서 벗어나 선거 캠페인과 예비선거, 민주당 전당대회, 진정한 민주당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때까지 젤렌스키가 권좌를 유지한다면 그와 바이든 일가 사이에 벌어진 커넥션이 공화당에 의해 들춰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부패 스캔들은 민주당 어떤 후보가 나와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11월 대선투표 때까지 아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러시아 정권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러 정권이 무너지면 민주당의 선거전략 전체가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단순한 정치적 패배가 아니라 미국을 베트남전 이후 최대의 패배로 몰아넣는 지정학적 패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선거에서 이길 확률을 제로(0)로 만들 것은 뻔하다. 이것이 우크라이나에서 반러시아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서구 거물급 인사들의 연이은 우크라이나로의 순례는 그들의 선택에 '실수'가 없었다는 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지지자에게 확신시키려는 시도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모든 유럽 정치인, 기원과 정치적 성향이 매우 다른 유럽 엘리트들 모두 선택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려고 한다"라며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정치적 치적을 쌓을 기회를 노리는 것뿐"이라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