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정섭 검사 비위 의혹' 관련 압수수색·인사조치…이재명 수사배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각종 비위 의혹으로 고발된 이정섭(사법연수원 32기) 수원지검 2차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찰청은 이 차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하는 등 인사 조치도 했다. 이재명 대표 수사 책임자이던 이 차장검사를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용인CC 골프장과 강원 춘천의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골프장과 리조트의 예약·출입·결재 내역 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 차장검사에 대한 비위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17일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이 차장검사에 대해 딸을 명문 학교로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으로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기록 조회 등을 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선후배 검사들을 위해 해당 골프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익명으로 예약해주고 카트와 캐디까지 편의를 봐줬다는 주장도 폈다.

아울러 이 차장검사가 2020년 12월24일 강원도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가족·지인과 함께 초대받아서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자리를 이 차장검사가 과거 수사했던 기업 그룹의 핵심 관계자가 마련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 차장검사가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지난달 18일 주민등록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또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를 이달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추가 고발했다. 또 이 차장검사를 '고발 사주' 의혹이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함께 탄핵 소추하는 방안도 재추진 중이다.

대검은 "검찰은 내부 구성원에게 제기된 의혹에 관해 엄정한 기준으로 수사와 감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0일 이 차장검사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착수 및 인사 조치 발표 전 검찰 내부에 "검사는 남의 죄를 단죄하는 사람이다. 자기 손부터 깨끗해야 한다"며 "검사의 범죄와 비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한 점 의혹 없이 모든 것을 명명백백히 밝히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다만, 탄핵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 아직 그런 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은 여전히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이 차장검사가 수원지검에서 직무배제됨에 따라 이재명 대표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