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기현 직격 "당대표가 혁신위 비판, 자가당착"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혁신위 조기 해체론에 대해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표출한 것을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가당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영입했는데 당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한다? 그건 자가당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은 "혁신위는 당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만든 것인데, 그게 제 마음에 안 든다고 당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한다는 건 자기 부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 당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다가 오랜만에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건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 때문"이라며 "혁신안 수용하고 당을 새롭게 해라. 그래야 그나마 내년 총선이라도 해볼 수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전날 김 대표는 조기 해체설이 제기된 혁신위를 겨냥해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그는 경북 구미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의원들이 용퇴 권고에 대해 무응답이 길어지자 혁신위의 '결단'으로 거취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이에 불만을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우택 국회부의장실 주최의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위가 당 체질을 개선하고 당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당연히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종합 예술작품이다. 단편 예술작품이 아니라 종합 예술작품인 만큼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당 혁신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개입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얘기도 전달받았다고 했다.

혁신위의 '당 지도부·중진·친윤 인사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안과 관련해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꼭 몇 월 며칠까지 하라 말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국회 일정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이 혁신위 권고대로 결단할 가능성에 대해 "나는 의심의 여지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