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위헌정당 심판' 발언,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 아냐"
"국민의힘 '공산당 독재 하겠다'식 민주주의 질서 흔드는 발언"
"검사 탄핵 추진…법무부와 검찰 자정 작용과 의지 없다"
"한동훈 장관의 무분별한 입, 尹정권에 굉장히 큰 부담 될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법무부-국제형사재판소(ICC) 고위급 공동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의 검사 탄핵 카드에 맞대응해 '위헌정당 심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의 질서를 완전히 흔들어버리는 굉장히 심각한 발언"이라며 "한 장관이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당 검사범죄대응 TF 팀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15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위헌정당 심판은 진짜 민주주의에서 극약 처방이다. 탄핵이랑 비교 대상 자체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비교로 그렇게 얘기를 한 것처럼 얘기했지만 실제 내심을 얘기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탄핵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징계를 하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우리 정당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핵심인 정당을 해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 해산 청구는 법무부 장관이 하게 돼 있다. 정부를 대표한 청구권자"라며 "본인이 청구권자가 정당해산을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한 각오를 하지 않고 혹은 적어도 한 번이라도 검토했거나 머릿속에 생각하지 않고서는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장관이 전날 했던 얘기는 마치 국민의힘 혼자 공산당처럼 가버리겠다, 독재를 하겠다, 더 정확히는 검찰 독재를 얘기했다고 생각하지만 독재를 언급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맹비판했다.
또 절도와 살인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라며 "일본 같은 경우에도 판사 탄핵이 9번이나 있었는데 일본도 정당을 9번이나 해산시켜야 되나.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차장 검사 탄핵소추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또 전날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이후 공지를 통해 '논의 계획이 없다'고 정정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민주당은 저에 대해 탄핵한다고 했다가 발을 뺐고, 오늘은 검찰총장을 탄핵한다고 했다가 분위기가 안 좋으니 말을 바꿨다"며 "이제 하루에 한 명씩 탄핵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법무부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대해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하면 어떨 것 같느냐"고 맞받아쳤다.
한 장관이 "법무부는 현재 위헌 정당 심판 청구를 할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법무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한 것을 연상하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을 청구한 바 있다.
그는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검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탄핵을 검토한 적도 없고 현재 기준으로는 앞으로도 탄핵이 검토될 계획도 현재 기준으로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손준성 이정섭 두 검사 탄핵 추진 이유에 대해 "왜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까지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를 왜 징계하지 않고 승진시켜줬느냐, 자정 작용을 했으면 탄핵카드를 안 꺼냈을 수도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도저히 자정 작용과 의지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정섭 검사 탄핵 사유로 삼는 것들은 이미 (이재명 대표) 수사 한참 전에 저지른 범죄 혐의들"이라며 "이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민들께서도 도저히 이거 너무 심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것들이다. 처갓집을 위해서 전과조회를 함부로 조회한다, 경찰공무원은 전과조회 함부로 조회했다가 파면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 간 거친 원색 비난 설전에 대해 "의원들이 한 장관에게 막말을 했다고 평가하시기 전에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막말을 했던 것을 먼저 지적하면서 가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한동훈 장관의 그 매우 가벼운 발언들을 먼저 지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도 어제 한 장관의 금도를 넘은 발언에 대해 금수라고 표현을 하긴 했는데, 도저히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선 안 되는 말을 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사고방식, 정상적인 합리적인 이성을 가지고 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금수라고 표현했다"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의 무분별한 입이 결국 윤석열 정권에 굉장히 큰 부담이 될 것이고 윤 대통령을 나중에는 물 수도 있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