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 “내년 경제성장률 2.1%, 물가상승률 2.6% 전망”

민간소비 증가율 2.0%…설비투자 증가율 3.4%

총수출 증가율 2.6% ‥“경상수지 흑자폭 373억달러로 증가”

“정책방향, 경기부양보다 안정 목표로 시장 기능 통한 부채 감축·구조조정 등 건전성 확보 우선시하는 것 바람직”

한국금융연구원(KIF)은 6일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KIF는 우리 경제가 2023년 1.3%, 2024년 2.1%로 완만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과 물가의 상방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우리 경제는 그동안 부진했던 세계교역이 회복되는 데 힘입어 수출 및 관련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2.1%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세계 수요 회복 등 성장의 핵심동력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금리로 인한 하방위험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023년 2.1%, 2024년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펜트업 효과가 감소하며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가계의 실질 소비여력 제약이 지속되면서 소비 증가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민간소비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023년 2.5%, 2024년 Δ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건설투자는 2019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중 코로나19 시기 초저금리와 맞물린 주택시장 호황기 동안 증가한 건설수주가 대체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건설 GDP 디플레이터(건설물가)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햇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23년 Δ1.4%, 2024년 3.4%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3년 설비투자는 고금리, 고환율 지속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고 2024년은 2023년 중 침체됐던 IT기기 수요가 회복되고 AI 서버 증설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면서 설비투자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수출 및 총수입 증가율은 각각 2023년 1.3%, 2.5%, 2024년 2.6%,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계 교역 개선에 따라 2024년 2.6%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 개선에 따라 재화수입은 확대되겠으나 기저효과로 인해 2024년 총수입 증가율은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2023년 281억 달러로 소폭 축소된 후 2024년 373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관수출은 세계 교역 개선 및 IT 수요 증가에 기인해 연중 5.2% 내외의 증가율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통관수입은 2023년초 대규모 에너지 수입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연평균 증가율이 1.8%로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3년 3.6%, 2024년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소비자물가는 글로벌 공급망의 점진적 회복, 고금리 장기지속 예상, 글로벌 경기부진 우려 등으로 중반 들어 하향세를 보였으나 최근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원자재가격 불안정 등으로 향후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했다고 평가했다.

2024년 소비자물가는 경기회복세 미약,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위축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겠으나 지정학적 위험 지속 및 원자재가격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물가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4년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대내외 불확실성 및 고금리의 부정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2.1% 성장은 2023년 1.3%의 부진한 성장 이후 미미한 반등이고 수출이 증가하는 반면 내수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강한 반등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며 다양한 하방 요인이 존재하므로 통상적인 시기라면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인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현재 우리 경제는 완화적인 방향으로는 정책 여력이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통화정책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내외금리차에 따른 환율 부담 등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며 재정정책은 확장적일 경우 그 자체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며 국채 발행이 증가한다면 금리가 상승하여 긴축 방향으로 작용한다. 금융정책은 이미 누증된 민간부채의 부담과 더불어 주택시장 과열 불안으로 완화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2024년의 정책 방향은 경기부양보다는 안정을 목표로 시장 기능을 통한 부채 감축과 구조조정 등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대내외 여건 하에서는 통화, 재정, 금융 정책이 일관되게 확장보다는 안정을 우선시하여 디레버리징과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거시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용한 정책 방향이며 이를 통해 건전성을 확보할 때 향후 우리 경제의 탄력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