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부산에" "엉뚱한 사람, 약 먹일 생각 그만" 인요한·이준석 불붙은 설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환자는 서울에 있는 게 아니고 마음 아픈 사람이 부산에 있다"며 "마음 아픈 사람이 환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며 맞받아쳤다.
  
인 위원장은 지난 5일 'KBS 뉴스9 뉴스를 만나다'에 출연해 "(이 전 대표와 만남이) 불발된 게 아니다. 제가 내려간 걸 잘 몰랐다"며 "고의적으로 만나지 않은 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신당 창당론이 거론되고 있는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토크 콘서트에 깜짝 방문했으나, 이 전 대표와 행사장에서 만났을 뿐 별도의 개별적인 대화는 하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 인 위원장을 향해 "내가 환자인가"라고 반문하며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간 이 전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를 혁신 대상으로 지목해온 만큼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고 인 위원장을 향해 맞받아쳤다.

이어 "혁신의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며 "억지봉합쇼라도 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리워지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KBS 뉴스9'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본인을 위한 일도 아니고, 국민의힘을 위한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걸 못하게 하거나 제재를 가할 위치는 아니지만 '우리가 혁신하겠다' 하고 제가 여기 오지 않았느냐, 만나서 얘기 좀 하자, 얘기를 듣다가 위로할 것은 위로하고 비판도 하자"고 했다.

'여당과 대통령실의 관계 재정립 필요성에 공감하나' 묻자 "대통령이 국회에 나와서 연설하면서 방법론에 대해서는 많이 변한 것 같다"며 "당은 김기현 대표가 저한테 전권을 다 줬으니 아주 화끈하게. 소신껏 저 나름대로 뚜벅뚜벅 나가고 있다"고 했다.

'혁신위에 의한 변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우리가 엄청나게 저질렀다. 통합에서도 저질렀고. 또 희생에서도 '나라를 사랑하면 결단 내려라' 그게 굉장히 강한 메시지"라며 "아마 당 밖에서보다 당 안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 날 MBN 인터뷰에서는 "신당을 만들면 서로 좋지 않다"라며 "제 첫 메시지가 통합이다. 통합해야 한다. 신당을 발표하는 날까지 안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향한 화해의 제스처를 멈추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내가 환자인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에 대해 "내가 의사이기 때문에 환자를 훨씬 더 잘 안다"며 "환자의 병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로 접근하는데 국민의힘은 좋은 당이고 많이 변했다. 조금 더 변화하고, 과감히 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린튼 씨'라고 영어로 응대하며 냉랭한 반응을 보인 데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KBS 뉴스9'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쓴소리를 들었고, 쓴소리도 다 좋았는데 조금 마음에 걸린 게 영어로 저한테 얘기를 한 것"이라며 "우리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가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는 전라도에서 다 태어난 사람인데 구태여 그럴 필요가 있었나. 조금 섭했다"고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