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이철규 복귀…인요한 혁신위 어쩌나

국민의힘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로 평가받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을 내년 총선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1주일 차에 이 전 사무총장이 당직에 복귀하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혁신위는 일주일 시간 벌기용'이라고 분석했던 것이 조명받는 모양새다.

국힘,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 임명

국민의힘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직 사무총장이었던 이철규 의원(전 사무총장)을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로 평가받는 이 의원은 사무총장으로 지내던 지난 8월 16일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 관련 "함께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승선 불가론'으로 여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철규 사무총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임명직 당직자들은 지난달 14일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했다. 이날 사임 의사를 전한 인사들은 이 사무총장 이외에도 유상범 수석대변인, 박성민 사무부총장 등이 포함됐다.

김웅 "친윤감별사를 인재영입?"… 허은아 "살찐 고양이들의 몸부림"

국민의힘이 이철규 의원(전 사무총장)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하자 여권 내부에서도 즉각 반발이 나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의 인재영입위원장 임명에 대해 그의 '승선 불가론'을 언급하며 "심기에 거슬리면 같은 당 의원도 내쫓겠다고 겁박했던 이 의원이 어떤 인사를 영입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윤심 100% 인사만 영입하겠다는 뜻"이라며 "(인요한) 혁신위는 통합을 외치면서 인재 영입을 친윤감별사에게 맡긴다면, 둘 중 하나는 거짓이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결과에 책임 지고 임명직 당직자들이 물러난 게 불과 2주 전"이라며 "핵심 당직인 이철규 사무총장이 물러난 지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건 유권자 우롱이다. 내년 총선에서 전국이 강서구청장 선거판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철규 의원의 인재영입위원장 임명 관련 "핵심 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살찐 고양이들의 몸부림"이라며 "이번 인사를 보니 김기현 대표가 내려와야 할 것 같다"고 당 지도부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월권이라고 한다"며 "이러고서는 무슨 총선을 치르자는 건지,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인요한 혁신위, 일주일짜리"

한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출범한 지 일주일 만에 이철규 전 사무총장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는 일주일짜리'라고 분석했던 것이 재조명받는 모양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24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 관련 "총선을 120일 남겨두면 예비 후보 등록 기간이라는 분수령이 나온다"며 "동네에서 경쟁자들이 옷 입고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현역 의원들이 지역구에 정신이 곤두서게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뒤집어 말하면 용산 (대통령실)이나 김기현 지도부는 그 시기까지만 버티면 '지도부 체제 갈아엎자'는 이야기가 안 나올 거라 보는 것"이라며 "당 의원들이 그때는 중앙에서 투쟁하지 않고 지역구 경쟁자들에 신경 쓰면서 당 내부가 진공 상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요한 교수는 일주일 동안 언론을 탈 것이고 (여당 지도부는) 그것을 걸어놓은 것"이라며 "이걸로 일주일 벌고, 저걸로 일주일 벌고 해서, 한 달만 버티면 120일(예비 후보 등록 기간)에 들어가서 비대위 체제 이야기가 싹 죽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