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융여건 긴축, 정책금리 인상 얼마만큼 대체할 수 있는지 논할 수 없어"
해외IB "금융여건 긴축 추가, 최근 장기금리 급등 따른 시장 우려 반영한 것"
금융시장, 금리 급락·주가 상승 및 미 달러화 약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로이터)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박주하 차장, 김태현 과장이 정리한 '11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의하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5.25~5.50%, 만장일치), IORB(5.40%) 및 O/N Reverse RP 금리(5.30%) 동결, 대차대조표 축소(QT)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정책결정문에서 경제활동 확장 속도는 "견조한(solid)"에서 "강한(strong)"으로 대체됐으며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slowed)"에서 "완만해졌으나(moderated)"로 바뀌었다. 타이트해진 "신용여건(tighter credit condition)"은 "금융 및 신용 여건(fincial and credit conditions)"으로 수정됐다(금융여건 긴축 추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융여건과 관련해 "장기금리만 따로(in isolation) 보지 않는다. 장기금리 상승, 달러강세, 주가 하락 등 금융여건은 분명히 긴축되었으나, 향후 금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금융여건 긴축이 지속적이고, 장기금리 움직임이 단순히 연준의 정책금리 경로를 반영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며 "금융여건 긴축이 정책금리 인상을 얼마만큼 대체할 수 있는지를 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양한 임금지표를 통해 볼 때 지난 18개월간 임금상승률이 크게 낮아져서 현재는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에 가깝게 하락했다. 지금까지는 임금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은 아니었으나, 시간 경과에 따라 pandemic 효과가 감소하면서 노동시장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는 안정되어 있으며 대중들은 인플레이션이 시간 경과에 따라 2%로 복귀할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전망과 관련해 "여전히 통화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다음은 제약적 수준을 얼마나 길게 유지할 것인가이다"며 "점도표는 당시에 각자의 경제전망에 기반한 적절한 정책을 나타내는 것으로 상황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금리 상승 원인과 관련하여 QT 효과도 일부 있지만 현재는 QT 속도 변경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3조3000억달러 규모의 은행지준은 전혀 부족한(scarce) 수준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정책결정문 및 기자회견 등에서 금융여건 긴축을 경제 및 물가 등 제약 요인으로 명시한 가운데 금리인상 대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주가는 상승했으며 미달러화는 약세로 전환됐다.
◆…자료=한국은행 제공
정책결정문에서 경제상황(solid→strong) 및 고용(slowed→moderated)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하고 추가인상 여지가 담긴 표현("적절한 정책 긴축의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을 유지했으나 경제주체의 활동 제약 요인으로 금융여건 긴축을 추가한 점이 최근 장기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은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등 긴축기조 유지 필요성을 피력하면서도 금융여건 긴축을 인정하고 장기금리 상승이 일시적이지 않고 추세로 이어진다면 정책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봤다.
골드만 삭스(GS·Goldman Sachs)는 "정책결정문에서 경제활동, 고용 및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주는 요인에 금융여건(financial condition)을 추가함으로써 최근 일부에서 제기한 긴축적인 금융여건이 추가 긴축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JP Morgan은 "정책결정문에서 금융여건을 추가한 데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웰스 파고(Wells Fargo)는 "정책결정문은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연준은 금리인상을 중지(pause)한 것이 아니라 매파적인 동결(hawkish hold)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한다"며 "추가 금리인상의 기준이 더 높아짐에 따라 2024년 2분기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실질 정책금리로 측정할 수 있는 통화정책의 기조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짐에 따라 더욱 긴축적(restrictive)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시에떼 제네널(SocGen)은 "정책결정문에 금융여건을 추가한 것은 장기금리의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금리인상의 지연 효과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금리인상은 끝났다(stop)고 생각한다"며 "성장은 2024년에 더욱 느려질 것이며 인플레이션은 2024년 봄에 있을 첫 번째 금리 인하전에 3%아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WSJ는 "금융여건이 긴축적인 것은 장기금리의 상승 때문이다. 장기금리 상승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채권 매입 수요 감소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 상승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경기를 둔화시킴으로써 연준의 금리 인상과 동일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efferies는 "정책결정문의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금융여건을 추가함으로써 금리인상이 끝났다(done)는 힌트를 보여주었다. Powell 의장은 데이터를 지켜볼 것이고 이에 따른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당사는 정책금리가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하며 2024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Capital Economics는 "연준은 wait and see 기조를 유지하였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dovish한 Powell 의장의 기자회견 및 향후 데이터 둔화를 감안할때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한다"며 "Powell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정책결정을 신중하게 진행(proceeding carefully)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금융여건이 tighten되었고 노동시장의 수요공급이 더욱 균형잡혔다고 발언했다"고 평가했다.
TD는 "정책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poceeding carefully)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주요 시사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여전히 hawkish bias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경기둔화를 감안할 시 추가적인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