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내년 1분기 중 국내 ESG 공시기준 구체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KRX ESG 포럼 2023'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글로벌 정합성과 우리 기업의 특수성을 담아낸 균형잡힌 ESG 공시 기준을 만들고, 기업이 벤치마크할 수 있도록 모범 사례와 실무 가이드, ESG 공시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손병두 이사장은 31일 오후 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KRX ESG 포럼 2023'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행사는 '바람직한 국내 ESG 공시제도 도입방향'을 주제로 글로벌 ESG 공시동향과 국내 대응방안, 상장기업의 준비현황, 거래소의 지원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ESG 의무공시 도입시기는 기업의 어려움과 선진국 ESG 공시 일정을 모두 고려하여 2026년 이후로 연기된 상황이다.
손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ESG 공시제도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기업들이 공시를 잘못해서 받는 제재에 대해 굉장히 큰 부담을 갖고 있다"며 "ESG 공시가 안착될 수 있도록 불성실 공시에 대한 제재 수준은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기업,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 논의를 거쳐 내년 1분기 중에 국내 기업에 적용될 ESG 공시 기준을 구체화하겠다. 공시 가이드라인 인센티브를 포함하여 제도 도입 초기에는 규제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웅희 한국회계기준원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의 논의가 국제 기준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10월부터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SB 공시기준) 마련에 많은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KSSB 공시기준은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이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을 벤치 마크해 제정을 준비 중인 국내 ESG 공시 표준이다.
공시기준 제정 방향에 대해선 "국제적 정합성을 갖추되, 국내 경영 환경의 특수성과 기업의 준비 상황에 따른 기업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고 이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윤재숙 한국거래소 부장은 국내 기업들의 ESG 공시 현황과 관련해 "세부 공시 지표의 측정이나 산출 기준, 또 공시를 해야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 정보의 판단 기준 등에 대한 실무 가이드가 지금으로서는 없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공시해야 되는지 미리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도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의무시행 전이라 국내기업이 벤치마크 할 수 있는 공시사례가 부족한 실정이다.
법적 부담도 기업이 ESG의무공시를 준비함에 있어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ESG 의무공시가 시행되어 거래소 공시로 운영될 경우 공시 정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정정 공시가 발생할 수 있고,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등의 제재 조치도 부과된다. 허위 공시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과징금 등 행정제재가 부과될 우려도 있다.
윤 부장은 "ESG 공시 의무화 초기에는 기업의 규제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겠다"며 "보고서를 미제출하는 경우 등의 최소요건 미준수에 한하여 불성실 공시법인을 지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부장은 "ESG 의무공시 도입에 앞서 준비 기간 중에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ESG 공시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며 "ESG 자율공시로서 지속경영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공시 우수법인으로 선정할 때 가점을 준다든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