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안철수, 이준석 응석받이로 봐선 안 돼”

국민의힘의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설전이 벌어진 가운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를 응석받이로 봐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간 신경전에 대해 "안 의원이 이 전 대표를 응석받이로 봐서는 안 된다"며 "이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엄청난 경험을 갖췄다"고 당부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 불거진 '욕설 논란'에 대해 이 전 대표가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당 윤리위원회에 이 전 대표 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 의원은 굉장히 순박하고 어떻게 보면 착한 분이지만 저기(이 전 대표)는 정치에 특화된 기계 인간"이라며 "그런데 안 의원이 이 전 대표를 응석받이로 보고 있으니 (정치적으로) 승부가 잘 안 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이 전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기자회견 직후 여당 잔류 방침에서 출당까지 고려하는 듯하다고 짐작하면서, 무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이제껏 '나는 여당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계속 공언을 했다"며 "그런데 기자회견 이후 인터뷰를 하는 걸 보니 '거취는 추후에 정하겠다'라는 이야기로 좀 달라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향후 정치적 거취에 대해) 점점 생각이 달라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신당 창당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 뒤 "무소속으로 대구에 자주 가는 만큼 대구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공천 중 가장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맞붙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계속해서 "이미 이준석 전 대표가 과거 '홍준표 모델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며 "본인이 그렇게 얘기를 한 것에 대한 포석으로 여러 가지 밑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겠나"라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대구에 출마하려면) 지금 지역구(노원)도 떠나야 하지 않나"라며 "이 전 대표가 '나는 이렇게까지 대통령과 여당을 위해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듣질 않았다'며 (대구에 출마하는) 그런 전략이 아닌가 싶은데, 정치에 특화된 기계 인간의 마음을 제가 다 읽어내지는 못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자신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김기현 지도부가 무너질 것이라 예상하고 '내가 이준석을 이렇게 잘 때리니 나에게 비대위원장을 주십시오'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년 총선을 향한 자신의 향후 정치적 거취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이야기하지만 제주도에도 출마할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