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가상자산거래소, 버거코인 수수료 수입만 챙겨...투자자 보호 뒷전"

업비트, 12개 버거코인 상장 후 448억원 수수료 챙겨

수이 등 버거코인, DAXA 규정 어겼는데도 못본채

금감원장에 "거래소의 상장, 상폐 기능 분리해야" 제언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거래소들이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해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취했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거래소 업계 1위 업비트는 12종의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한 후 거래 수수료 수입으로만 448억원을 챙겼다.

반면 투자자들은 버거코인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보았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에서 만든 이른바 '김치코인' 대신 해외의 '버거코인'을 경쟁적으로 들여와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민 의원은 "거래소들이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금감원은 자율 규제가 우선이라며 투자자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말했다.

DAXA 소속 거래소, 버거코인 장사에 열 올려
 
이들 코인은 상장 이후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다. 수이 코인은 67% 하락했고 스테픈(GMT)는 최대 94% 떨어졌다.

수이는 미국 페이스북에서 코인 개발을 하던 팀이 만든 가상자산으로, 지난 5월 업비트 등 DAXA 소속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다. 그러나 수이 코인은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이는 코인을 발행한 수이 재단이 이른바 스테이킹(staking, 일종의 코인 예금)을 통해 편법적인 방법으로 코인을 편취해 시장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예치해 막대한 보상 코인을 챙겨 그 코인을 몰래 시장에 매각한 것이다.
 
DAXA는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거래지원, 시장감시, 준법감시, 교육 등 4개 분과를 운영하며 공동의 자율 규제안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있는 코인 등에 대해선 자체 검증을 통해 유의 종목 지정, 상장 폐지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

민 의원은 "업비트는 물론 DAXA 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동안 수이 코인 가격 하락으로 지난 9월에만 국내 투자자들이 수 백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사이에 업비트는 지난 달에만 39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이코인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상장 거래 중인데, 5개 거래소가 만든 협의체가 닥사이기 때문 아닌가 생각된다"며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업비트가 거래하는 수이코인은 전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에 투자자 보호를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라며 질의했다.
 
민 의원은 "DAXA가 자율 규제를 할 능력이 크게 미흡하고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금감원이 자율 규제의 미명 아래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증권은 증권시장에서 증권을 발행, 등록하여 거래되는 것이 비해서 코인은 거래소가 상장, 상폐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장과 상폐를 결정하는지 그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 감독기관에서 코인 상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