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安, 배울 게 없어서 그런 걸 배운지 모르겠다"
"육십 넘은 사람 어떻게 말리겠나…좋은 결과만 바랄 뿐"
"말실수로 책임론 일 것 같으니 '이준석 때려야지', 평가 가치도 없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해병대 채모 상병, 서이초 사건 등을 이야기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한 것을 두고 "박근혜 때 유승민 때리니까 잘 되더라, 윤석열 정부에서 이준석 때리니까 재미 보더라, 이런 가장 나쁜 것을 배운 것"이라고 맹폭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 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자기 딴에는 학습을 한 거다. 이렇게 하니까 환각 상태에 들어가 있는 정통적 당원들이 나를 지지하겠구나, 가장 나쁜 거 배운 것"이라며 이같이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배울 게 없어서 그 나이에 그런 걸 배운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사시는 건 제가 육십 넘은 사람 어떻게 말리겠나"라며 "최근 들어 굉장히 개혁 선배로 존중했던 원희룡 장관도 그렇게 새로운 삶을 개척하겠다고 가시고, 안철수 의원도 나이 육십에 드디어 새로운 길을 깨달아서 이쪽 길로 가신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만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비꼬았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1만6천여 명이 서명한 이준석 전 대표 제명 징계안을 당 윤리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서명운동을 일주일간 더 진행해 당에 최종 명단을 제출할 방침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은덕을 입고 어린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오만방자함이 극에 달했다.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 하는 것을 내버려 두시겠느냐"라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청원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의원은 강서구청장 지원 유세 도중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라고 한 발언에 "선거가 과열되면 흔히 나타나는 거라 'XX하고 자빠졌죠' 이렇게 유머로 승화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취지를 왜곡해 가짜뉴스를 양산했다는 입장이다.
또 "이준석은 이제 2030 세대의 대표성을 상실해서 지지 세력이 없다 보니 세치혀로 세상을 현혹하며 당을 난도질하고 있을 뿐인데, 마치 아직도 청년의 대표인 듯 과대 포장하고 있다"며 "이제 이준석은 당에서 내보내고, 국민께서 좋아하실 만한 유능하고 도덕적인 새로운 2030 청년들과 실력 있고 명망 있는 신진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하는 확장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여권의 변화를 눈물로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자신의 제명 서명운동을 하고 윤리위에 제소한 것에 대해 "저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억울하면 해명을 하면 된다. 그때 해명이 대중한테 먹혀들지도 않았다. 이분이 3선이라고 중진 행세를 하는 분인데 유세차에서 일반 시민이 지나가다 보면 욕설을 날리는 사람도 있고 다 있는데 거기에 매끄럽지 못하게 대응해서 자기는 유머라고 하지만 아무도 안 웃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 영장심사가 있으니까 그때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면 판이 뒤집히겠지라는 예측을 하고 본인이 가서 (김태우 후보캠프 상임고문으로) 뛰었을 것"이라며 "예측 실패한 것 갖고 지금 얘기한 것 가지고 오히려 말실수한 것 때문에 책임론을 일 것 같으니까 집에서 자고 있던 '이준석을 때려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평가,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총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결론이 난 데 대해 "그 의총은 결론을 낼 권위도 없는 조직이다. 아무 의미 없는 의총"이라며 "어제 모 의원이 연락 왔을 때 김기현 대표 체제로 가면 어떻겠냐고 해서 '2주 버티면 제가 용하다고 할게요'라고 했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체제의 정통성이라고 하는 것은 유일하게 대통령과 일체화 했을 때 어떻게 보궐선거 결과가 나왔는지 다 보지 않았나. 대통령의 긍정 평가, 부정 평가가 있다면 부정 평가는 오롯이 대통령 때문에 여당을 안 찍는다는 게 증명됐다"고 비판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대선 직후에는 이재명 대표가 왠지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길을 열어줄까 봐 두렵다, 이런 말이 나왔지만 지금은 이재명은 나중 문제고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국민의힘이 갖게 되면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했는데 더 막무가내로 하면 어떻게 하냐, 이게 일반적인 대중의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명을 막고 탈당할 명분 찾는 악마의 눈물 쇼"라며 "주말 밤사이에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이준석 제명운동의 불길이 너무 뜨거워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제명의 불길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과 당을 직격하며 악마의 눈물 쇼를 보여줬는데 연기는 둘째 치고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며 "눈물 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면 탈당할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맹비판을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