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가짜뉴스 대책팀 구성, 위법적·위헌적…헌재 판결 위배"
"'인터넷 기사 심의 가능 변경, 외압 있던 것은 아닌지 의심"
이동관 "엄정한 법 규정에 따라 하고 있다…책임질 것"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은 10일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방통위의 '가짜뉴스' 규제 대책에 대해 과거 헌법재판소 판결을 예로 들며 위법적이고 위헌적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법적 문제가 불거질 경우 "책임지겠다"고 맞받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가짜뉴스, 허위 정보의 최종 판단은 누가 하나. 법원이 최종 판단한다"며 운을 뗐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미네르바 사건 당시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 판결 내용을 보면, 어떤 표현의 행위가 공익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법 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해 그 의미,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나와 있다"고 했다.
이어 "그 법 집행자는 행정기관, 시민기구 얘기하는 거다. 허위 정보조차도 이러한데 언론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 판단을 방통위나 방심위가 행정처분하겠다고 나서는 건 헌재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경우 허위사실일지라도 실질적인 악의가 없으면 명예훼손죄가 형법상으로나 민사상 보상도 안 된다. 언론사 계셨으니 판례 다 아실 거다. 공인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에 대해 실질적 악의가 없다면 사실 적시뿐 아니라 허위사실 적시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없다는 거다. 그만큼 공인에 대해 높은 책임을, 언론에 대해서는 더 넓은 비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왜 방통위가 나서나, 더군다나 방통위가 언론사의 내용에 대해서 어떤 행위도 할 수 없게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대책팀을 꾸리고 연말까지 종합대책까지 내놓는 것인가. 분명히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관 위원장이 뉴스타파 사건과 같이 악의적이고 허위 조작 뉴스라고 규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 하자 정 의원은 "검찰에서 수사해서 기소만 했을 뿐이지, 법원의 판결을 받은 게 아니지 않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그것을 방통위가 나서면 안 된다"며 "만약 방통위가 위법적이고 위헌적인 행위를 했으면 다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정 의원이 "왜 방통위가 허위 정보다 가짜 뉴스다 판단하나? 방심위도 마찬가지다"라고 재차 따져묻자 이 위원장은 "사실은 저희도 엄정한 법 규정에 따라서 지금 하고 있다"며 "근거 규정을 제시하겠다"고 맞받았다.
정 의원은 류희림 방심위원장을 향해선 "언론중재법으로 이미 뉴스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으면 언론중재법에서 다루게 돼 있다. 왜 방심위가 이것을 하겠다고 지금 나서고 있나"라며 "방심위와 방통위의 월권적 행위가 문제가 된다면 특히 방심위 경우 위원장께서 법적 책임, 민사든 형사는 전부 지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책임지겠다"고 답하며 "저희들이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언론에서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서 심의를 하기로 한 것은 절대로 언론중재위원회하고 중복되는 업무가 아니다"며 "지금도 지상파 뉴스 같은 경우에는 언론중재위원회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각각 언론중재위는 중재 기능을, 저희들은 심의 기능을 서로 나누어서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률검토 의견이 '인터넷 기사 심의 불가'에서 '심의 가능'으로 바뀐 점을 따져물었다.
고 의원은 "13일과 20일에 완전히 180도 다른 검토보고서가 나왔는데 위원장이 무슨 근거로 20일의 검토보고서를 채택해서 그것으로 실행을 하셨냐"고 따져묻자, 류 위원장은 "인터넷 언론의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가 심의 대상에 삼아야 되지 않겠냐는 제 의견에 따라서 두 번째 의견을 채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고 의원은 "아무 이유 없이 위원장이 직권으로 '2번이 더 마음에 든다' 해서 되는 거 아니다"며 "혹시나 외압이 있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이동관 위원장은 "과연 그것이 월권이냐 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 사안이겠으나 가짜 뉴스에 대한 정치 사회적인 지금 대응의 시급성에 비추어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처벌받는 행정행위 가운데 하나가 소극적 행정이다. 월권도 물론 처벌을 받지만 적극적 행정을 한다는 차원에서 한 처분"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