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18곳 '완전자본잠식'... 줄도산 위기 오나

FIU,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코인마켓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 325억원

일평균 10억원 거래... 거래금액 95% 급감

"코인마켓 단독상장 가상자산 유의해야"

9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1개 코인마켓 사업자의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은 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거래소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었고 18곳은 완전자본잠식에 이르렀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거래소는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완전자본잠식이란 회사가 사업으로 손실을 보면서 결손금이 자본금 및 자본잉여금을 모두 까먹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됨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회사였다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만큼 중대한 위기이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코인 거래금액이 줄어든 탓이다.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코인마켓 매출 가운데 46%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수입원이다. 코인마켓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200억원에서 10억원 수준으로 95% 급감했다.

올 들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인마켓 시가총액은 0.6조원에서 0.5조원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코인마켓의 시장점유율은 기존 3%에서 1% 수준까지 줄었다.

코인마켓이 비트코인 강세를 위시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 동떨어진 경향을 보인 건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비중이 88%로 매우 높아서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이란 단일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코인마켓거래소는 거래량 확보를 위해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코인을 단독으로 상장했다. 현재 코인마켓 시총 상위 10대 가상자산 중 9종이 단독상장 가상자산이다.

FIU 관계자는 "코인마켓의 단독상장 코인은 총 187개인데 이중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91개 코인이 시가총액 규모 1억원 이하"라며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