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 발표

곡물 수출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와 갈등이 커진 폴란드가 결국 무기 공급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들고나오면서 상황이 꼬이고 있다.

영국의 더 가디언은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하나인 폴란드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곡물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러시아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비난한 지 하루 만에 무기 지원 중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미국 다음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도운 주요 동맹국이었으며 주요 무기 공급 국가 중 하나이자 탈출한 난민 100만 명 이상을 수용한 우방 중의 우방이었다.

그러나 곡물 수출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최근 급격히 관계가 악화되었고 결국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자국 방어가 우선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무기 이전 중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우리는 더 현대적인 무기로 무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젤렌스키가 유엔총회에서 "유럽 일부 국가가 곡물 수출 문제를 러시아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하고 있다"라고 비난한 후에 나왔다.

러시아가 전쟁 전에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항로로 이용되었던 흑해를 차단함에 따라 EU가 곡물 수출의 우요 운송경로이자 목적지가 되었다. 지난 5월 EU는 폴란드, 불가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로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현지 시장 가격 하락의 원인이 수입 농산물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당사국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이 조치로 인해 통과는 가능했지만, 현지 시장 판매는 금지되었다. 그러나 EU는 지난 16일 이들 국가의 시장 왜곡이 없다며 금지조치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표했고 즉각 젤렌스키는 이들 국가를 향해 위선적 행태로 그들 국가를 오히려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일부 국가들이 정치쇼 무대에서 어떻게 연대감을 표현하고 스릴러를 만드는지를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들 국가는 자신들이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배우의 무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맹비난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등 폴란드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며 추가 제재조치 경고로 이어졌다. 문제는 다음 달 선거를 앞둔 폴란드에서 특히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 포퓸리즘 우파 성향인 법과 정의당이 농촌 지역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확대일로에 접어들자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올레그 니콜렌코는 "폴란드 친구들에게 감정을 접어둘 것을 촉구한다"라며 "우리는 곡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안을 폴란드에 제안했다"라고 꼬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