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폴란드, 관계악화 일로…정상회담도 취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유엔총회에서 예정되어 있던 양국 정상회담 취소로까지 이어지며 더욱 격화되고 있다.

스푸트니크 뉴욕에 따르면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드로우닝 맨(Drowning Man,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려는 물에 빠진 사람)으로 비유하며 예정된 유엔총회 회담을 전격 취소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사태의 발단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지 않았음에도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가 수입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놓고 우크라이나가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78차 유엔총회 기간 중 두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갖기로 예정되어 있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해 버렸다. 두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행동 배후에 조직적 음모가 있다"라면서도 차후라도 만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폴란드가 독자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국 사이에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실패한 반격작전에 대해 협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경제부는 지난 19일,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곡물 수입을 금지했다는 이유로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를 발표하는 동시에 폴란드의 양파, 토마토, 양배추, 사과 수입을 금지하는 보복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UN 총회 연설 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우리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우리가 우크라이나로 가는 경유국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마지막으로 '익사하는 사람'에 비유하며 우크라이나는 의심의 여지 없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라며 "그들은 우리를 더 깊은 물로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물에 빠진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며 우리 자신의 이익을 돌보기 위해 효과적이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