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석방일 오는 게 겁나"…檢, 극단 시도 가능성에 '추가구속' 요구

지난 대선 국면에서 이뤄진 대장동 사건 관련 허위 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실소유주 김만배씨가 재판 지연 목적으로 자해 시도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구속 필요성 추가 의견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김만배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그의 유서와 편지(4통)까지 첨부해 지난 6일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 추가 의견서'를 제출했다.

15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가 지난 8월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이 사건은 장기적으로 생각해서 길게 재판을 밀고 가는 게 상책이라는 게 중론이야'라는 내용이 있다"며 재판 지체 우려를 호소했다.

이 편지에는 '아내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자살 시도 전 작성한 '저의 죽음으로 모든 게 정리되기를 희망한다. 고통스러웠다. 용서를 구한다'는 유서 내용 등으로 볼 때 재차 극단적 선택이 우려된다는 내용도 의견서에 담았다.

이 밖에도 김씨 편지에는 '석방일이 오는 것이 겁나. 내가 집에 돌아가는 게 싫다면 굳이 들어가고 싶진 않아. 어디로 갈지는 아직까지 생각한 것은 없는 상태야'(8월 18일 편지), '칼로 여러 번 찔러서 자해했는데 죽지 않아서, 10여시간 지난 후 건물 옥상서 투신을 결심하고 앉아 있었지'(5월 27일 편지)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석방되면 재차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고 주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김씨가 언제든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는 편지에서 '50억 클럽'도 언급했다. 김씨는 아내에게 "50억 클럽 수사는 기로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박영수 (전) 고검장님이 구속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검장님 방어에 많은 힘을 쏟았는데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로 얻은 범죄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지난 3월8일 구속기소된 김씨는 구속기간 만료로 지난 7일 석방됐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 기한이 임박하자 이달 1일 횡령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최근 불거진 김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수사를 언급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며 추가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김씨가 구속됐다가 풀려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작년 11월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뒤 자해해 응급실에 실려 가면서 재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