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두고 설전 "손흥민 같은 공격형 장관" vs "기괴" "퇴행"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2차 개각을 두고 여야는 각기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며 설전을 벌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와 관련해 당에서 먼저 장관 교체 건의와 추천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2차 개각을 했다. 국정 철학을 단단히 다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현안을 챙기기 위해 단행된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한 "3개 부처 후보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평생 몸을 담아왔거나 관련한 주요 직책을 맡은 바 있는 인물로서 출중한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일관되게 전문성과 경륜을 동시에 갖춘 인물을 장관으로 배치해 왔고, 이번 개각 역시 그런 기조를 따른 안정적 인사로 평가된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종섭 국방장관의 사의 표명을 두고 민주당 '꼬리 자르기' 사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해임, 탄핵, 특검 이런 것이 거대 야당 민주당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렸다"며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건실한 역할을 했던 전통적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국정운영의 방해자 노릇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국정 발목잡기 탄핵소추가 관철되어 대한민국의 안보 공백이 초래됐어야 마땅한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힘자랑 때문에 안보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도 "국방부 장관을 탄핵해 정쟁을 확산시키려 했는데 기회를 놓쳐서 안타깝다는 나쁜 정치적 의도만 느껴질 뿐"이라며 "문체부,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이다. 지엽적인 논란을 부각시켜 후보자를 비토하거나 터무니없는 이유로 후보자가 쌓아온 커리어를 통째로 무시하는 태도는 어떻게 보더라도 객관적인 비판과는 거리가 멀다"고 날선 지적을 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1기 내각에 대부분 각 분야의 전문가들, 관료들을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했는데 이분들이 정치적으로는 사실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다 보니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추진 방향을 놓고 설득도 하고 과감하게 민주당을 끌고 가는 모습이 필요한데 그게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이어 "이제 새로 장관을 교체하면서 지금까지는 김민재 선수 같은 수비형 장관이었다면 이제는 손흥민 같은 공격형 장관들을 내세운 게 아닌가"라며 "장관들이 업무 장악도 되고, 업무 파악도 잘되고 또 추진력 있는 장관들을 임명을 한 것 같다"고 평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KBS라디오에서 소폭 개각 단행에 대해 "장관 교체를 당대표가 건의도 드렸고, 추천도 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당이 추천했다"며 "신 후보자는 최고의 국방 전문가"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되고, 북한과 러시아가 긴밀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국방부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했다"며 "탄핵이 (소추)되면 6개월간 대한민국 국방 책임자가 부재하게 된다" "당으로서는 빨리 최고의 국방 전문가를 장관으로 임명해 국방에 공백이 없도록 해주십사하고 건의드렸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외면한 대단히 퇴행적 개각"이라고 혹평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려 끌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인사를 철회하는 것이 옳다"며 "개각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은 과거로 가는 열차에 우리가 타고 있는가 하고 자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고 채상병 사건 외압과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정 쇄신용 개각을 단행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 후보자에 대해선 "우리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군 전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2016년 촛불혁명을 반역이라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상적 사고로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던 인사"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민심 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묻지마 개각"이라며 "이념전쟁의 선봉장이 될 만한 강경파를 긴급히 수혈한 느낌이다. 돌려막기, 퇴행적이고 그럼 계속 싸우자는 것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조 의원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 몰아냈던 소위 말하는 국정원 블랙리스트, 거기에 연루가 되었다고 거론되는 분"이라며 "물론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또 재현되는 거 아닌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굉장히 기괴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민주당 욕하고, 공산주의만 욕하는 사람들을 앉혀다 놓은 것 같다. '국회에서 더 싸워봐라' 메시지로밖에 안 들린다"며 "보통 정부 출범하면 분열돼 있던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하는데 이 정부는 정확하게 거꾸로 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만큼 갈등의 시기가 없는데 여기에서 더 갈등을 유발하겠다고 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철학이라면 용납할 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