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우크라이나, 곡물 수입금지 연장 놓고 갈등 심화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놓고 가장 가까운 우방인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양국 간 협력관계에 틈이 생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아랍뉴스는 폴란드 정부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추가 연장 조치와 관계없이 우크라이나 곡물이 국경을 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브뤼셀(EU 본부)이 9월 15일, 금수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방적(독립적)으로라도 수입금지를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정부는 성명을 통해 "EU 집행위원회의 추가 결정과 상관없이, 우리는 15일 이후 국내에 유입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농민의 이익은 우리에게 가장 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으로 인해 자국 내 시장 가격이 폭락한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 회원국의 곡물 수입 제한에 합의한 바 있다.

이들 5개국은 오는 15일 만료되는 수입금지 조치의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다음 달 선거를 치르는 폴란드는 이 문제에 특히 민감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현 집권당인 포퓰리즘 우파정당인 법과 정의당은 농촌에 강력한 지지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 정부는 유럽연합에 밀,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 씨 수입금지 연장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의 농업 관계가 규제될 때까지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인도적 지원의 주요 공급국이며 약 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양곡 수입 문제는 외교적 갈등을 촉발하는 주요 의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데니스 슈미칼 총리는 13일 "폴란드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의도는 없다"라며 "그러나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정치 집단이 무역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면 WTO에 제소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경 대응방침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