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13일째] "증거 제시하라" 검찰 출석…與 "불체포 호소 단식"

野 "잇단 소환 조사 본 적 없다" vs 與 "체포동의안 부결 위한 명분 쌓기"

野 "정부여당, 겉으론 단식 만류 통상적"…대통령실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

이 대표는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오늘은 대북 송금과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스마트팜(사업비)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면서 1개 검찰청 규모 인력의 검사 수십 명,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 수백 번 압수수색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野 "잇단 소환 조사 본 적 없다" vs 與 "체포동의안 부결 위한 명분 쌓기"

민주당은 이날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단식 중인 이 대표를 출석시킨 검찰을 규탄하기도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단식 중인 제1야당에 대한 잇단 검찰의 소환 조사는 일찍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일"이라며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의 선에서 수사하고 조사를 조속히 매듭짓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다시 청구할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될 것으로 확신하지만 우리는 이제 새로운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 이 대표를 저들의 소굴로 내보낼 수 없다"며 "무효인 사법 처분에 우리가 순명하고 순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발 오늘만큼은 단식을 시작했던 비장한 각오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의 지난 9일 소환 당시 조사 중단, 피의자 신문조서 미서명을 지적하며 "이 대표의 강한 의지로 검찰의 정당한 출석 요구를 '부당한 추가 소환'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이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아무리 초췌한 모습으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려 애써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불법 대북송금', 국기 문란 행위에 대한 '피의자'일 뿐"이라며 "'9월 체포동의안 표결' 상황은 피해 보려는 얕은 꼼수 아니겠나. 이쯤 되면 이 대표 행태는 방어권을 넘어 법치 농락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 불체포 호소 단식을 중단하고 분당갑의 명예를 회복시키기위해 내년 총선에 저와 분당갑에서 진검승부 하는 것이 어떠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대표는 오로지 사법 리스크 회피를 위한 '불체포 호소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野 "정부여당, 겉으론 단식 만류 통상적"…대통령실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여당 지도부나 대통령실에서 야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으면 찾아와서 만류하고, 속마음은 어떻든 간에 겉으로는 만류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상대를 악마화하고 만나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한다. 상대를 아주 상처를 내서 주저앉히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단식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단식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가급적 대통령실에서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해 무기한 단식 중인 이 대표를 만나보라고 권유했으나 김 대표는 "단식하고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소식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근본적 고민이 있다"며 사실상 단식 농성장 방문을 거절하는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