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법 추진해 국방장관 교체돼도 외압 관련자 책임 추궁할 것"
"꼬리 숨기기…이첩말라, 관련자 일부 줄이라, 관여 자체가 위법 행위"
與 "수사 권한 민간 경찰에 다 이관…'수사 외압' 자체 성립 안해"
"군은 명령 따라야…해병대 사령관 오더했는데도 반론 제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 은폐 의혹으로 이종섭 국방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이종섭 장관이 사의표명을 밝힌 것을 두고 "해임이 아니라 본인 사의표명에 의해 단순 교체로 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외압'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2일 긴급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사의표명했지만 제대로 공식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 의원총회에서 어떤 구체적 방안을 취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 탄핵이 불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특검법안이 발의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내일 법사위에서 현안질의를 통해 문제제기하고 특검법을 추진해 국방장관이 교체되더라도 장관 포함 외압 관련된 분들의 책임을 계속 확인하고 추궁토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점,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그에 대해 국방장관을 포함해 잘못 있는 분들의 사과와 책임추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병대원사망사건진상규명TF 단장인 박주민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꼬리 숨기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종섭 장관 등 채상병 외압 관련된 지휘라인에 다 관여돼 있는 분들이 국정감사에도 나와야 되고, 예산 관련된 심사에도 국회에 나와야 되고, 아니면 국정조사가 될 수도 있고, 시선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종섭 장관 탄핵의 핵심 이유에 대해 "최근 언론 보도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장관이 권한도 없고 또 그래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채수근 상병 사건 관련돼 외압, 이첩을 하지 말라거나 이첩을 할 때 관련자들 중에 일부를 줄이라거나 이런 관여를 했다는 것"이라며 "그거 자체가 위법적인 행위"라고 했다.
이어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시) 이종섭 장관 자체 직무정지 상태가 된다. 그 상태에서는 자리에서 물러날 수가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수사 권한이 민간 경찰에 다 이관된 상태이므로 '수사 외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공군 이 중사 자살 사건 때 군 수사의 문제점이 드러나서 군 경찰의 사망 사건의 경우 수사를 할 수 있게 수사권을 박탈했다. 수사 권한은 민간 경찰에 다 이관이 돼 있는 상태"라며 "해병대 수사단장이 했던 소위 '수사'는 수사가 아니다. 수사권은 경찰에 넘어갔지만 군과의 협력 관계에서 기초적인 조사를 해병대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그 조사한 내용을 참고 자료로 경찰에 이첩하는 것"이라며 "수사 권한이 전혀 없으므로 '조사 자료 이첩'"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날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주장한 것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라며 "이첩 보류 지시 이유는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 여부를 말한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법률 판단에 대해서 당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이첩 보류 지시를 한 것이다. 그건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인 것 그게 어떻게 외압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유 수석대변인은 국방장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될 경우 6개월간 안보 공백이 발생한다며 안보 장기 공백을 막기 위해 탄핵 소추 전에 사표를 제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장관이 탄핵 소추 전에 사표를 제출해서 사의가 되면 사실은 탄핵의 요건 자체가 없어져버리니까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 '뉴스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훈 대령이 군생활을 잘했을 거라고 보인다. 그러나 명령은 정확하게 수행하는 게 군인의 가장 기본적 책무"라며 "군은 명령으로 사는 것이다. 전쟁 시를 대비해서 작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병대 사령관이 정확하게 오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론 제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명령은 잘못됐든 잘됐든 수용하는 게 맞다. 박정훈 대령이 해병대 사령관한테 여러 이유를 대면서 이것에 대해 수행을 불분명히 안 했던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군형법 제2조 개정으로 사망사고나 성비위 사건들은 경찰에 가서 독자적으로 수사해서 국민에게 알려지게 돼 있다. 다 공론화가 돼 있어 덮을 수가 없다"면서 또 "해병대 제1사단장을 구하기 위해 안보실이 관여했다는 것도 아니다. 해병대 1사단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투스타가 됐다. 굉장히 지휘가 능력 있고 뛰어난 분인데 이분을 구하기 위해서 안보실이 관여를 했다? 과한 억측이고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최근 민주당의 탄핵 추진 논의 등과 관련해 업무 정지 등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해 거취를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