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방부 장관에 정당 출신? 정치적 중립 훼손 우려”

윤석열 정부의 문체부·국방부·여가부 장관 등 내각 개각이 임박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명박(MB) 정부 시절에는 국방부·법무부 장관에 정당 출신 인사를 임명하지 않았다며 군·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당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MB 대통령 시절 임기 말까지 지킨 인사원칙 중 하나가 국방부·법무부 장관에 절대 정당 출신을 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고도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두 자리에 정당 출신이 가면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의 이러한 설명은 윤 정부가 곧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여성가족부 장관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신임 국방 장관으로 거론되는 데 대한 지적으로 관측된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국방부가 정치 중심에 서면 나라가 휘둘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홍 시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시절에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군·검찰이 정권 나팔수가 되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적이 많았다"며 "MB 시절에는 적어도 군·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시비는 비교적 적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군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중요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좌파들처럼 군과 검찰을 정권 전리품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시장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병대 박정훈 대령 수사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해군 홍범도함 명칭 변경 등의 논란으로 국방부가 정치권에 소환된 상황에 대해 우려감을 내비쳤다.

홍 시장은 "국방부가 정치 중심에 서면 나라가 휘둘리게 되는데 작금의 미지근한 국방부 태도는 유감"이라며 "나라를 지키는 데 여야가 없다. 군인이 군인다움을 잃어버릴 때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방부를 정치 쟁점으로 삼는 야당 태도도 옳지 않아 보인다"며 "얼마 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로 경찰 일부 조직들이 전국적으로 반발한 일이 있었지만, 군인은 단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 작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지휘관의 지휘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걸 사법 책임으로 몰고 가는 건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인들조차 이러면 참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고 관련 수사외압 의혹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이 장관은 12일 대통령실에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