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급반전…너무 처연했나, 연민 들었나"
"단식 농성장 방문 의향...명단 체크에 '가기 힘들겠다', 졸려서 가나 생각"
"이번 주 중 영장청구…檢, '여의도 사정 보지 않는다' 해서 최대한 빨리 할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단식을 중단하라고 권유하며 눈시울을 붉힌 것을 두고 "굉장히 초현실적이고 그로테스크해 보인다"고 평했다.
조 의원은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저렇게 급반전되니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이 왜 갑작스런 모습을 연출했다고 보는지 묻자 "모르겠다"며 "너무 처연했든지 연민이 들었든지 그렇게 했겠죠"라고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 박 전 위원장은 오후 6시께 국회 본청 앞 이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천막을 찾아 이 대표를만났다. 그는 "건강이 걱정돼서 왔다"며 "단식 그만하시고 건강 회복하셔야 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박 전 위원장은 "시민들도 대표님의 진심을 많이 알았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싸우려면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 같이 윤석열 정권에 맞서 긴 호흡으로 싸워나가자"고도 했다.
그는 이 대표와 만나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너무 수척해져서 짠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어 "제가 전에 요리를 잘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단식이 끝나면 제가 회복식도 만들어드릴 테니 얼른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지난 2월 16일 페이스북에 "저는 그동안 들었던 욕설과 비난을 열 배 백 배 더 들을 각오로 이 대표께 호소한다"며 "대선 때 약속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민주당 의원들 모두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지라고 강력히 지시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자 박 전 위원장의 출당·징계를 요구하는 민주당 내 청원이 쇄도하는 등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지탄을 받았었다.
또 조 의원은 이 대표를 찾아가 단식을 말릴 의향에 대해 묻자 "원래 (이 대표가) 자리에 누우면 찾아가려고 했는데, 명단을 체크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참 가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치 명단체크 때문에 제가 졸려서 가는 것 같은 생각이 팍 들더라"고 밝혔다.
명단 체크가 제2의 후미에, 십자가 밟기 가능성이 있나 묻자 "찾아온 사람, 찾아오지 않은 사람, 동조한 사람, 하지 않은 사람 구분하는 것, 유튜버들이 촬영을 하고 또 지지자들이 달리 대접을 하는 것은 일종의 십자가 밟기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검찰의 9월 영장청구설이 나오자 친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시 '투표 거부'로 응수하자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 조 의원은 "수박 감별 하는 것"이라며 일본 에도시대 때 기독교 신자들을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를 밟는 '후미에'에 빗댔다.
이 대표가 이날 검찰에 재출석 하는 것에 대해 "증거인멸, 도주 우려 없다는 걸 일단 보여주려고 그렇게 하겠죠"라며 "말도 제대로 잘 안 되는 상황이고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수원지검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릴 텐데 차 속에 있는 것조차도 사실은 굉장히 고통스러울 거다.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검찰이 이번 주 중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오늘 조사 마치면 지금 영장 칠 준비는 거진 다 됐다고 본다"며 "보고 되면 수원지검에서 기록 마무리하고 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해서 병합해서 이번 주 중 영장 청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해야지 정치한다', 비난을 또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검찰은 여의도 사정은 보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진도대로 뚜벅뚜벅 간다, 이걸 보여주기 위해서 그냥 최대한 빨리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체포동의안 표결이 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 내년 총선 생각해 가결하는 게 훨씬 낫다고 봤다. 조 의원은 "단식하고 힘드신 분한테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지켜라 하는 게 참 야박하다. 그렇지만 부결시켰다고 하면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국민들께 뭐라고 얘기하고 표를 달라고 해야 되냐. 정말 방탄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에 당당하게 걸어가셔서 영장 기각받고 돌아오시는 게 최상"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