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지난 6월 검찰조사서 진술 "윤석열 언급하며 사실 조미료 많이 친 것"
뉴스타파 "부산저축은행 수사 덮었다, 뉴스타파로 처음 나온 얘기 아냐"
"커피 누가 타줬냐 핵심 아니다…녹취 편집, 전체 보도 취지에서 큰 결함 아냐"
"편집과정 누락 피해 사과 입장 묻자 "내부 검토 중, 입장 정리 아직"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7일 오전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월 26일 검찰 조사에서 "(2011년)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 준 박OO 검사가 주임검사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제가 윤석열을 언급하면서 신학림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은 사실 조미료를 많이 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신학림이 녹음하는 줄 모르고 신학림에게 제가 좀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조미료를 많이 쳤다"고 했다.
또 검사가 "인터뷰 발언들은 조우형 사건을 윤석열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때문에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질문하자 "그런 뜻으로 한 말임은 인정한다. 신학림에게 제가 조금 센 사람처럼 보이려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말했다"면서 재차 "죄송하다"고 했다.
"당신이 신학림과의 인터뷰 녹음 파일을 뉴스타파 측에 제공한 것인가"라는 검사 질문엔 "아니다. 신학림이 주지 않았을까요. 저는 신학림과 얘기할 때 신학림이 녹음하는지도 몰랐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 인터뷰 직후 신학림씨에게 책 세 권 값으로 1억6500만원을 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별도 구성해 김씨와 신씨의 인터뷰 경위나 대가관계만이 아니라 '배후 세력'이 존재했는지 등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전날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씨의 음성파일과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과 만나 나눈 대화로, 지난해 3월6일 최초 보도 때는 일부만 발췌해 공개됐었다.
녹취에서 김씨는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했고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화 녹취에는 김씨가 "커피 한 잔 주면서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박○○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질문)하더니 (조우형을)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그러고나서 뉴스타파가 보도할 때 나오지 않은 '커피 발언'이 등장한다. 신 전 위원장이 "조우형은박○○하고 (커피) 마시고 온거야, 윤석열 하고 마시고 온거야?" 묻자 김씨는 "아니, (조우형)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 어떻게 검사와 마시겠어"라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이 "검사? 검사 누구 만났는데?" 질문하자 김씨는 "박○○를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답했다.
반면 뉴스타파 측은 신학림 전 위원장이 준 인터뷰 녹취록에 대해 "취재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에 관한 사실관계는 이미 수많은 다른 언론들의 보도로 인해 축적돼 있는 상태였다"며 대장동 대출 관련된 사건의 수사 무마가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심인보 콘텐츠총괄팀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직전에 조우형 씨, 박 모 검사 등이 대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냥 보도가 나가는 게 맞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심 팀장은 "지금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2011년도에 대검 중수부가 덮었다라는 것은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다"며 "단 한 가지 의미가 있었던 것은 이것이 김만배의 입에서 나온 얘기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와서 아쉬운 것은 조우형 씨는 문자를 읽고 답변하지 않았다. 박 모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캠프에서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 만약 당시에 반론을 반영해 달라라든지, 보도를 보류해 달라라든지 하면 저희가 당연히 적극적으로 검토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도의 취지는 윤석열 검사가 과장으로 있던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 씨 사건을 덮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커피 얘기는, 이를테면 조우형이 검찰에 들어갔을 때 편안한 분위기에서 있다 왔다라는 것을 상징하는 한 단면일 뿐"이라며 "커피를 누가 타줬냐 이게 핵심은 전혀 아닌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을 맡은 김태현 변호사가 "녹취 편집된 걸 보면 '커피 부분'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대선 토론과정에서 그걸 언급했다. 녹취록 원문에는 커피도 직원들이 타준 거고, 소위 수사 덮어준 거는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 모 검사라는 건데, 빼고 보도하면 의도가 있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심 팀장은 "저희가 녹취록 편집을 했다. 사실은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전체 보도 취지에서는 이것이 큰 결함은 아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진행자가 "검찰 수사 봐준다고 할 때 담당검사뿐만 아니라 부장, 차장, 검사장 다 같이 움직인다는 취지인데, 대선 후보는 박 모 검사가 아니라 윤석열 당시 후보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이름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굉장히 중요한 부분 아닌가, 여권에서 의도 있다 의심하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그렇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심 팀장은 "저희가 녹취록 공개하기 전까지 사전에 기획된 허위조작 인터뷰라는 것이 주요 공격포인트였다. 크게 보면 사전 조작된 인터뷰라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얘기를 먼저 하고, '그 부분은 우리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사과하고, 그런데 '너네 녹취록 편집한 부분, 문제 있는 것 아니야?' 이러면 '저희가 의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하겠다. 근데 지금은 앞에 있던 얘기는 싹 없어지고 검찰은 특별수사단을 꾸렸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보도가 물의를 일으켰고 크로스체킹이 부족해서 오보를 냈고 편집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어서 피해는 줬다, 미안하다, 하지만 대선개입은 아니다라는 입장이 먼저 아니냐' 묻자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 아직 입장 정리가 정확히 안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설령 잘못이라도 치더라도 그 잘못으로 지금 뿌리를 뽑아서 폐간시키고 심지어 사형시키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역사적인 유례없는 언론탄압의 현장에 시청자들이나 언론인들이 조금 더 생각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