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국가 반역죄? 그간 보도행위가 반역이면 계속 반역하겠다"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여권에서 "국민주권 찬탈 시도" "사형 처할 국가 반역죄"라며 십자포화를 가하는 가운데, 지난 대선 사흘 전 '김만배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는 "자고 일어나니 국가 반역세력이 돼 있다"며 "그간 보도행위가 반역행위라면 앞으로도 계속 반역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6일 보도 당사자"라고 밝히며 이같이 밝혔다.

한 기자는 "지금 '윤석열 커피'라는 키워드가 사실상 이 사건의 본질인 것처럼 다들 얘기한다"며 "전날 검찰발로 여러 기사가 쏟아지던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으면 '커피 얘기'를 더 비중 실어서 보도할 걸 (싶다)"고 했다.

한 기자는 "이 사건의 본질은 커피가 아니다. 대장동 대출 관련된 사건이 '봐주기 수사'가 이루어졌느냐 안 이루어졌느냐가 이제 핵심"이라고 짚었다.

원본 녹음파일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박모 검사가 봐줬지' 라고 김만배씨가 얘기한 걸로 돼 있다. 의도적인 편집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짚자, 한 기자는 "검찰 프레임"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대해 '봐주기 수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핵심이다. 박길배 (검사)가 커피를 타줬는지 이런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저희가 필요한 부분에서 편집을 했는데 김만배 씨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를 훼손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날 오후 검찰 티타임 자리에서 차장 검사 입에서 나온 얘기를 기자들이 지금 전파하고 있는데 무슨 역병처럼 지금 퍼지고 있다. 본질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길배라는 검사가 사건을 봐줬으면 문제가 없나"라며 "'검사동일체'라는 걸 감안하면 바로 위에 윤석열 당시 부장검사가 있다. 그럼 박길배가 봐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박길배가 커피를 타줬으면 윤석열 주임검사는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인지 여기에 대해서 먼저 검찰은 그리고 언론들은 답을 좀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그런 얘기가 다 빠지고 '박길배가 봐줬다', 근데 '주어가 윤석열로 읽힌다', '편집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한번 따져봅시다. 기자들이 누구를 인터뷰를 대화를 하든 1, 2시간씩 얘기한다. 그중 보도에 쓰는 건 맥락과 발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편집해서 쓰는 건 늘상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전날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씨의 음성파일과 녹취록 전문을 공개했다, 2021년 9월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나눈 대화로, 지난해 3월6일 최초 보도 때는 일부만 발췌해 공개됐었다.

녹취에서 김씨는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던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소개했고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대화 녹취에는 김씨가 "커피 한 잔 주면서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박○○ (검사가) 커피, 뭐하면서, 몇 가지를 (질문)하더니 (조우형을)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의 '커피 발언'이 나온다. 조씨가 누구와 커피를 마셨는지 신 전 위원장이 묻자 김씨는 "아니, 혼자. 거기서 타주니까 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검사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엔 "박○○를 만났는데, 박○○가 얽어 넣지 않고 그냥 봐줬지"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 기자는 "본질적으로 보면 김만배 씨 취지는 내가 왜 박영수를 조우형에게 소개시켜줬는지를 얘기하면서 거기에 '윤석열이 있다'는 걸 전제로 얘기한다. 거기에 주임검사가 윤석열이고 그 밑에 박 누구가 있어, 그래서 내가 혈관을 잘 아니까 이 사람들한테 통할 수 있는 박영수를 내가 소개시켜줬지, 이렇게 시작을 하는 문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신 전 위원장이 김씨에게 2021년 9월 1억6천여만원을 받은 것을 몰랐으며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하더라도 돈을 받았다면 보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녹음 파일을 받은 건 지난해 3월 4일, 보도시점은 6일로 짧은 검증 과정 속에 어떻게 검증했나라는 질문에 대해 "첫째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고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선거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 3월 6일 밤 안에는 보도할 수 있으면 그때까지 해야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입장을 한두 개라도 받아야(겠다), 많은 분들이 답을 안 하겠지만 받아야 보도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어 "3월 5일 저녁에 김만배 씨의 주장에 대해서 박영수 변호사 측으로부터 부인하지 않는 답을 저희가 받았고, 나머지 분들은 저희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박영수 변호사의 답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봤다"며 "내가 이걸 김만배한테 이 사건을 소개를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받았는지, 검찰관계자에게 이런 말을 했는지, 누구한테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렇게 답이 왔다. 전 사실상 이 답은 김만배의 주장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