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재정 걱정 하는데 법인세 깎나…세수 결손 50조"
"세수 감소로 재정 규모 못 늘려…정부 경제정책 실패 결과"
한덕수 "부채 문제, 적극 재정정책시 대외 신인도 문제"
"방만한 재정 운영, 그런 정책 할 수 없어…400조 부채"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채널A방송화면 갈무리]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출 규모는 11개월째 줄어들고 있고 25년 만에 일본의 성장률이 역전된다는 불안한 소식도 들린다"며 "민간에서 2·4분기 1.1% 성장을 했는데 정부가 마이너스 0.5%"라며 경제성장률을 정부가 까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정부질문(경제 분야)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동일한 조건에서 다른 나라들은 성장률을 다 상향 예측 추정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계속 거꾸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한 총리는 "정부의 전체적인 부채 문제 때문에 더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하게 되면 경제 전체에 대한 대외적인 신인도가 문제가 되고 결국 인플레가 다시 촉발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그렇게 재정 걱정을 하는데 법인세를 깎았나. 투자도 안 늘어났고 소비도 안 늘어났다. 투자는 지금 마이너스"라며 "정부 주장은 법인세율이 내려지면 투자를 많이 할 거라고 얘기했고, 저희들은 그것이 결국 대주주 몫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학술적으로도, 우리 정부의 경험상으로도 법인세 깎아준다고 해서 투자 늘어나는 거 아니라는 것을 누차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세수 감소 문제가 있다. 세수가 감소되는 바람에 재정을 크게 짤려고 해도 짤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내년도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33조원이 줄어드는데 그중 83%가 법인세다. 올해 마이너스 세수 결손이 50조 가까이 예측된다. 그러니까 재정 규모를 늘리고 싶어도 못 늘린다"며 "이건 이 정부의 경제 실패의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잘 가꿨으면 세수가 많이 들어왔을 것이고, 세수가 많이 들어오면 당연히 재정도 더 키울 것이고, 그 재정을 가지고 경제 성장을 해나갈 수가 있다. 그걸 못해내고 있다. 그것을 왜 부인하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 총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훨씬 어려웠을 것"이라며 "국제적인 금리 때문에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분명히 줄어드는 건 맞다. 국제적 금리는 어차피 다 적용되는 것이고, 외국인 투자는 그 나라의 법인세, 노동관계, 이런 것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외국인 투자는 약 170억달러여서 어느 해보다도 가장 많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또 "작년에 1% 내린 법인세 때문에 지금 세수 적자가 다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정 의원은 "재정이 제 역할을 하려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채를 가져오는 방식이 있고, 하나는 세금을 더 많이 걷어서 하는 방법이 있다. 두 가지 중 어느 걸 택하느냐의 문제"라며 "재정 건정성 얘기하고 국가 부채 문제를 걱정하면 재정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 그럼 세금 깎아주면 안 된다. 가난한 분들을 위해 깎아주는 거는 이해되지만 초부자 기업들을 위해서 세금을 깎아줘 가지고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어리석은 짓을 왜 하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2022년 세법 개정의 세수 효과가 어디에 귀착되느냐 하는 것을 조사했다. 13조 6천억으로, 개인에 대해 3조 5천억의 세수 효과가 났다. 서민 중산층이 2조 3천억, 고소득층은 1조 2천억이다. 법인에 대해서는 7조 1천억이 세수 효과가 났는데, 이 중 대기업은 4조 9천억, 중견기업은 7천억, 중소기업은 1조 5천억이다. 세수 세법 개정은 무조건 돈 많은 사람한테만 간다는 건 우선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국가 부채 문제가 있다면 세금을 돈이 있는 사람들한테서 당연히 거둬야 한다"며 "결국 정부가 성장률에서 마이너스 0.5%를 까먹고 있지 않나"라고 거듭 따져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방만한 재정 운영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정책을 할 수 없다. 400조의 부채가 있다"라고 답했고, 야당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1~3년, 국가 부채 비율 증가율은 이전 정부 때보다 훨씬 낮다. 코로나 때 2년 재정 국가 부채율이 늘어났다. 그래서 경제를 잘 살렸다. 윤석열 정권 들어와 59조 추경할 때 그 돈 뭘로 했나. 경제 살려서 나온 법인세 다 모아서 53조원 추가로 더 걷어서 윤 정권에서 첫 번째 추경으로 썼다. 경제를 잘 살려서 넘겨줬으면 됐지 왜 자꾸 전 정부 탓을 하나"라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한 총리는 "너무 일방적으로 말씀하신다. 숫자를 갖고 얘기하라"며 "19~22년까지 합치면 지난 몇 년 동안 세출의 증가가 가장 많았다. 문제가 없어야 잘 되는 거 아닌가. 재정의 건전성이 심대하게 타격을 받아서 400조가 늘어서 GDP 대비 비율이 50%가 돼 국제사회가 경고를 하는 것이 잘된 건가"라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은 "제가 지금 숫자를 가지고 말씀드렸으니까 그걸 참고하시라"고 다시 맞받았다.
회의장 내 고성이 높아지자 김영주 국회 부의장은 "총리는 의원이 질의를 하면 다 끝난 다음에 답변해야 한다. 질의를 하는데 답변하니까 질의 내용이 안 들린다"며 "의원님들께서 다 의견이 있어도 질의 의원 다 들으시고 답변 들어달라"고 중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