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조총련은 100여개 단체 중 하나…접촉 행위 없었다" 반박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친북 단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간토대지진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여당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윤 의원은 "일본 각계 각층, 중국 단체까지 총 100여개 조직이 망라되어 있는 '간토학살 희생자 추도실행위원회' 중에 조총련도 포함돼 있던 것"이라며 반박 입장을 냈다.   

윤 의원은 5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지난 1일 개최된 '간토대진재 조선인학살 100년 도꾜동포추도모임' 행사는 '포럼 평화·인권·환경'과 실행위가 후원 단체, 총련도쿄도본부와 도쿄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총련측, 일본측)이 주최 단체, 한국 추진위가 연대 단체로 함께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한국 추진위의 초청이 아니었어도, 이번 100주기 추모행사들에 일본 시민사회의 요청에 따라 당연히 함께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보수언론이 집중 공세하고 있는 행사 외에도 다른 대부분의 행사들에도 조총련은 함께 했다"며 "일본 시민사회 어느 곳에 가든 조총련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일 오전부터 도쿄 시내 요코아미초 공원 조선인추모비 앞에서는 일본인, 한국인, 재일조선인, 해외 인사 등 많은 사람들이 100년 전 억울하게 학살당한 조선인 희생자들을 기리고 추모했다. 저 역시 오전 추도식부터 참석하여,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함께했다"고 했다.

다만 "한국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만이 '이념 몰이'로 간토학살 희생자분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 사전접촉 신고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를 검토한다고 한 데 대해 "추모일정은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전접촉 의무 대상 요건에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사후적으로 접촉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북한주민접촉은 북한주민을 남북교류협력 또는 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위를 말하고, 북한주민과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교환하는 경우에는 접촉 신고 대상이 된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방일 행사와 관련하여 저는 일본에서 총련 관계자를 만날 의도나 계획이 없었고,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접촉을 할 이유도 없었다. 따라서 접촉 신고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행사에는 참석해서 헌화만을 했을 뿐, 총련 인사와 정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위, 즉 접촉하지도 않았으므로 사후신고 대상도 아니며, 현행법 위반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주최한 행사에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민단의 추념식을 알지도 못했고, 초청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단은 1일 도쿄본부 주최로 도쿄 지요다구에서 '제100주년 관동대진재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을 열었다고 한다"며 "외교부는 제가 간토학살 관련 방일활동 협조 요청을 공식적으로 했음에도, 왜 주일 한국대사관과 대한민국 재외동포청의 후원으로 개최한 민단 행사를 알리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주일한국대사관의 지원에 대해선 "제가 지원받은 것은 주일 대사관의 일본 입국 수속 시 도움과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량 지원(20분 소요)"라며 "이번 방일 일정은 공식적으로 국회사무처에 신고하고 수행한 국회의원의 직무상 국외활동이며, 재외공관 업무협조지원의 경우에도 국회사무처가 업무협조범위 내에 수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이미 발의된 간토학살 국가추모일 지정 촉구 결의안,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안조차 논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한일 문제는 굴욕외교로 일관하고, 독립운동가를 깎아내려 이념 공세에 불을 지피고, 민족의 크나큰 비극인 간토학살을 총선을 앞두고 이념 장사로 써먹고 있는 국민의힘을 윤리위에 제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앞으로도 간토학살 관련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일본 정부에게 국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이념 장사에 목숨 걸지 말고, 그 지대한 노력을 간토학살 문제 해결에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헌화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추모식을 비롯해) 과거사를 해결하기 위한 그런 활동들은 일본인과 재일동포들, 총련과 일본시민단체들, 일본 국회의원들 등이 총망라해서 진행을 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추도사업 추진위원회에 조총련이 참여를 했고 저도 거기에 당연히 모든 행사에 참여를 했기 때문에 다 거기에는 결합이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총련이 주최한 행사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초청도 없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것도 모자라 행사에서 우리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으로 부르는 것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기만 했다는 것은 명백한 국회의원 제명 사유"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반국가단체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그들의 한국 정부 비방을 묵인하고 동조하는 행위, 그것이 바로 반국가 반대한민국 행위가 아니라면 무엇이라 할 것인가. 민단에서 주최한 행사가 있는데도 굳이 조총련 행사에 참가한 윤미향 의원의 행위는 거의 마음속 조국이 어디인지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조총련은 과거 수만 명의 재일동포를 만경봉호에 실어 북한으로 끌고 갔고, 육영수 여사를 살해한 문세광을 포섭한 바 있다. 또한 김정은을 포함한 역대 정권이 돈을 갖다 바치라고 하면 바치고 동포를 납치하라고 하면 납치하기도 했다"며 "조총련이 조선노동당의 지령을 받아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대남공작기구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민주당도 문제다. 민주당은 윤미향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이 계속 침묵하면 이는 윤미향 의원의 반국가적 행위에 동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주당은 즉각 윤미향 의원 제명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논평을 내고 "윤미향 의원은 반국가단체의 대한민국을 향한 '남조선괴뢰도당' 발언에 아무런 분노도 굴욕도 느끼지 못했는가"라며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배지를 달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거세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