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홍범도 흉상 이전' 비판한 文에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
이재명 "日 오염수 방류 중단 요구·제소해야" vs 김기현 "땡깡 단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국회 앞 단식투쟁 천막을 찾은 이해찬 상임고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단식 5일째를 맞은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대로 가면 파시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연성 독재로 가는 것이다. 그 단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는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을 찾아 "현 정부는 국회에서 법을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수고, 대법원에서 '강제 징용' 판결을 내리면 대리 변제하고, 헌법재판소가 야간집회를 허용하면 현장에서 막는다"며 "헌법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뭔가 깊은 뿌리에서 민주주의도, 법 체제도, 상식도, 원칙도 다 들어 엎어버리려는 느낌이 든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며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정보 통제를 통한 공포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의 1년 몇 개월간의 행태를 보면 닥치는 대로 저지르는 것 같다. 역사 왜곡도 한일 관계도 그렇고, 한반도 문제와 민생과 경제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다"며 "합리적 지적이나 견제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후 당 대표실로 자리를 옮겨 비공개로 면담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대통령실 '홍범도 흉상 이전' 비판한 文에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
◆…서울겨례하나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서울 독립문 앞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계획 철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해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게 문제"라고 직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오후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한 질문에 "이 문제는 대통령실이 나서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 "깊은 우려를 표한다. 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3일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을 따로 철거·이전한다고 해도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육군사관학교는 지난달 31일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 철거·이전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 이재명 "日 오염수 방류 중단 요구·제소해야" vs 김기현 "땡깡 단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국제공동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닷새째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일본에 당당하게 핵 오염수 방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의 부당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제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순히 삼중수소 수치만 놓고 안전하다고 주장할 때가 아니다. 일본 수산물 세계 1위 수입국인 중국도 최근 도쿄전력의 데이터에 의심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 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인근 국가, 그리고 일본 국민들조차 이처럼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는데, 가장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은 과연 어떻겠냐"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한 우려에도 국민을 싸워야 할 대상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오염수를 창씨개명해서 처리수라고 부르겠다고 한다"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영해 주권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선 "사건의 본질은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던 청년 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또 "진상 규명 과정에서 누군가 힘있는 사람들이 의혹 규명을 방해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항명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에 불복하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이라며 "진실을 밝히려 한 수사단장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집단 항명 세력"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에 대해 "야당 수장의 모습보다 관종(관심 종자)의 DNA만 엿보일 뿐"이라며 "검찰의 소환조사 소식에 '뜬금포' 단식을 천명하더니, 국회를 극단 성향 유튜버들의 놀이터로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가 '런던 협약' 위반이라면서 협약 당사국들에 친서를 보내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국격을 실추시키는 외교 자해행위"라며 "세 살 아이 투정 부리듯 '땡깡 단식'을 하더라도, 국민은 이런 괴담에 더 이상 속지 않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